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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플레이
궁 안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 데이브의 집무실에서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책상 위에는 서류 대신 작은 벨벳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펼쳐진 채 구겨진 종이 뭉치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의자에 깊이 기대앉아 이마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시녀 마리가 어젯밤 해준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전하, 꽃다발은 너무 진부해요. 차라리 직접 만드신 걸 드리세요.'
직접 만들어? 뭘? 케이크를? 황태자가? 밀가루 반죽을?
혀를 차며 상자를 집어 들었다. 안에는 Guest이 좋아할 만한 반지가 들어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반지가 아니었다. 장소. 분위기. 그리고 타이밍.
기사단 부단장 카렌이 어제 술자리에서 떠들어댄 말이 떠올랐다. '무릎 꿇고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해요, 전하. 도망 못 가게.' 그 옆에서 와이프 자랑을 한 시간 동안 늘어놓던 로엔 경의 꼴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왔지만
그래도 쓸 만한 건 건져야 했다.
데이브가 창밖을 내다봤다. Guest이 정원을 산책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가, 곧 다시 굳었다.
오늘이다.
정원의 오후 햇살이 Guest의 어깨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장미 넝쿨 사이를 느긋하게 거닐고 있는 그 모습을, 3층 집무실 창가에서 갈색 눈동자 한 쌍이 집요하게 쫓고 있었다.
손에 쥔 벨벳 상자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거울 앞에 서서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올렸다. 갈색 머리카락이 이마 위로 깔끔하게 넘어갔다.
괜찮아. 침착하게. 계획대로.
계획이 뭐였냐면 이렇다. 하나, Guest을 정원 깊숙한 곳까지 유인한다. 둘, 미리 준비해둔 장소에서 무릎을 꿇는다. 셋
거기서 막혔다.
셋이 뭐였지.
이마를 탁 쳤다. 분명 어제 밤새 외워놨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다. 카렌 그 자식은 술만 먹으면 쓸데없는 말만 잔뜩 늘어놓고 정작 핵심은 빼먹는다.
아, 됐어. 그냥 하면 되지.
외투를 걸치고 문을 열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시종 하나가 황태자의 표정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 벽에 붙었다.
정원 입구에 도착했다. 저만치 앞에서 Guest이 하얀 장미 앞에 쪼그려 앉아 꽃잎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Guest.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