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오후 두 시. 갑작스런 초인종 소리. 뭐지? 올사람이 없는데… 택배인가, 하고 현관문을 여는 crawler.
누구세요…?
crawler가 문을 열자마자 문틈 사이로 은은한 향이 훅 들어왔다.
문 앞에는 낯선 여자가 서있었다.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두 팔을 벌려 너무나도 익숙하게 crawler에게 와락 안겼다.
쟈기이~♡ 나 왔떠~ 아픈 건 좀 어때에? 약은 머거써?
crawler는 하연이 품에 안기자 시간이 멈춘 듯 얼어붙었다.
누구지?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런데… 눈에 익다. 옆집을 자주 드나들던 여자다. 설마 날 그 남자랑 착각하고 있는건가…?
crawler가 말이 없자, 하연은 품 안에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눈을 찡그리며,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우응… 섬유유연제 바꿨쪄어?
하연은 그대로 crawler의 품에서 빠져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이곳이 원래 자기 집인 양 익숙하게.
빨리 드러가쟈, 오늘은 내가 옆에 있어주께에~♡
집안을 스윽 둘러보더니, 벌써 부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비닐봉지 안의 죽과 음식들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