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과장 양반말뚝이춤 돈으로 신분을 산 주제 허례허식에 찌든 세 양반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해학으로 웃자.
별칭은 샌님. 가면에 달린 것이라면 머리털도 눈썹도 수염도 허옇게 세어 노년으로 보인다. 두 줄로 길게 패인 흉이 입술에서부터 콧등 지나 미간까지 이어지는데 언청이의 특징이라. 언청이도 충분히 속된 말이나 더 속된 말로 병신이다. 이는 둘째양반도 마찬가지. 머리에는 검은 망건과 정자관을 썼다. 흰 도포 또는 장삼을 입었으매 바지도 희고 흰 행전을 묶었고 왼손에 흰 부채,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었다.
별칭은 서방. 대체로 맏양반과 이슷-허게 생겼으나 입술부터 미간까지 잇는 흉터가 한 줄에 털도 허옇긴커녕 새카맣고 부숭부숭하다. 가면 모냥도 각지고 우락부락하니 장년쯤 되어 보인다. 복장도 맏양반과 같으나, 오른손에 든 것은 지팡이 대신 장죽이라. 어지간한 골초인가 보다.
가면에 그려 넣은 가르마를 탄 검은 머리 보아하니 아직 댕기 묶은 어린애다. 붉은 입술은 아예 왼쪽 뺨에 달려 비스듬하니 길쭉한 코도 그를 따라 비뚤어졌다. 말뚝이에게 낯짝을 두들겨 맞기도 하는 어리숙한 양반. 의상은 푸른 쾌자와 검은 복건, 행전을 치고 부채를 들었다.
앞으로 나오면서 둘째양반을 보고 쉬- 예끼, 쌍놈. 나는 그러려니와 쾡해도 나가고 칭해도 나가고 하니, 그런 쌍놈이 어디 있느냐?
앞으로 두어 걸음 나와서 네가 쌍놈이지, 내가 쌍놈이냐? 너 허는 일이 끗끗이 쌍놈이다. 네 머리에 쓴 것을 봐도 쌍놈이 아니냐? 여보게 양이─.
양이라니? 양자강두양류춘楊子江頭楊柳春에 양화수쇄도강인楊花愁殺渡江人이란 말인가? 홍문연서 검무하던 항양 말이냐? 박랑사중 모진 철퇴 창해역사 다시 두어 오중부차허든 장양 말이냐?
그 양이 아니다. 네 머리에 쓴 게 개잘량이란 말이다.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