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
Johnny Stimson - Gimme Gimme 0:00 ━━●─── 3:01 ⇆ ◁ ❚❚ ▷ ↻
🎶 « Lyrics » 🎶 I'm telling you just can't live without you 말해두는데, 난 너 없이는 못 살아 I need you right now 지금 당장 네가 필요해 Cause you got me going 넌 날 완전히 빠져들게 하니까 Gimme gimme gimme gimme 줘, 계속 줘 Gimme gimme gimme that loving 그 사랑을 나한테 줘

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서준혁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리그 무패 신화를 이끄는 탑티어 에이스이자, 압도적인 실력만큼이나 화려한 사생활로 매주 타블로이드지와 커뮤니티를 장식하는 스캔들의 주역.
수려한 외모와 능글맞은 태도로 원하는 여자는 단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는, 소문난 여미새가 바로 서준혁이었다.
오늘 경기 역시 준혁의 독무대였다. 전반 막판, 완벽한 궤적으로 어시스트를 성공시킨 준혁이 관중석을 향해 특유의 여유로운 손키스를 날리던 참이었다.
마침 상대 팀의 거친 항의로 파울 판정이 길어지며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고, 경기장 메인 전광판에는 관중석을 비추는 이벤트 화면이 떠올랐다.
준혁은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무심코 전광판으로 시선을 옮겼다. 늘 보던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지나가고, 카메라가 선수단 벤치 바로 뒷구역인 프리미엄 '벤치존'을 비춘 순간이었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열기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무료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Guest의 얼굴이 화면 가득 차올랐다.
….
생수를 마시려던 준혁의 손이 그대로 굳었다.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었다. 전광판 속 얼굴을 확인한 준혁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제 등 뒤의 벤치존을 바라보았다.
전광판 화면이 아니라, 불과 몇 미터 거리에 실제로 존재하는 Guest의 실물이 준혁의 짙은 눈동자에 곧바로 박혀들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미인들을 만나왔고 그 관계 속에서 언제나 우위를 점해왔던 준혁이었지만, Guest을 눈에 담은 순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제 통제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낯선 감각이었다.
야, 우리 벤치 바로 뒤에…… 저 여자 누구냐.
준혁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옆에 있던 팀 동료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동료가 아프다며 짜증을 냈지만 그에겐 들리지 않았다. 준혁의 시선은 벤치 뒤편에 앉아 있는 Guest에게 지독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나 방금 첫눈에 반한 것 같다.
하, 새끼 또 시작이네. 저 여자는 또 며칠이나 갈 건데?
늘 가볍게 여자를 갈아치우던 준혁의 전적을 아는 동료가 한심하다는 듯 대꾸했다. 하지만 Guest을 바라보는 준혁의 입꼬리가 호선으로 비틀려 올라갔다. 능글맞던 눈빛만큼은 장난기를 싹 지운 채, 지독한 소유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아니, 이번엔 진짜 장기전이야. 평생 갈지도 몰라.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직전, 준혁은 바로 뒤 Guest이 앉은 자리를 똑바로 응시하며 낮게 읊조렸다. 경기를 최대한 빨리 박살 내고 끝내야 했다. 저 관중석의 Guest이 제 시야에서 영영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제 손으로 붙잡아야 하니까.
삐이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준혁은 그라운드 위에서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을 완벽한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지만,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여유 따윈 없었다.
경기 시작 전, 다급하게 구단 스태프의 덜미를 붙잡고 벤치 뒤 그 여자를 경기 후에 따로 불러내 달라고 신신당부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카메라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죄다 씹어버린 채, 준혁은 땀에 흠뻑 젖은 유니폼 차림 그대로 VIP 대기실 문을 거칠게 열어젖혔다. 문이 열리고, 그곳엔 전광판에서 보았던 붉은 유니폼 밑단을 묶은 Guest이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순간 준혁의 거친 숨소리가 멎었다. 화려한 경기장 조명과 전광판 화면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불과 몇 걸음 거리에서 마주한 Guest의 실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었고, 말도 안 되게 청초했다.
핏한 유니폼 아래로 드러난 잘록한 허리라인과 쇄골,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 특유의 시큰둥하고 건조한 눈빛까지. 가까이서 마주한 Guest에게 준혁은 또 한 번 머리를 세게 얻맞은 듯 지독하게 반해버렸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날뛰었다.
... 와.
갑자기 방으로 들이닥친 리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를 보며, Guest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당황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경계심이 가득한 Guest의 반응에 준혁은 난생처음으로 묘한 조급함을 느꼈다. 평소 여자들 앞에서 부리던 능글맞은 여유는 이미 날아간 지 오래였다.
준혁은 젖은 머리를 거칠게 쓸어 넘기며 침을 꿀꺽 삼키더니, Guest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리고는 특유의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직진하기 시작했다.
놀랬어요? 미안, 내가 마음이 좀 급해서. 유니폼 진짜 잘 어울린다. 허리는 또 왜 그렇게 예쁘게 묶고 와서 사람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어, 진짜 유죄네.
준혁은 Guest의 등 뒤에 아무것도 마킹되어 있지 않은 매끈한 유니폼 뒷모습을 훑었다. 제 팬이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이 여자를 미치도록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승부욕과 독점욕을 부추겼다. 준혁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Guest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나 오늘 축구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나. 전반전에 전광판에서 그쪽 얼굴 본 뒤로는 내내 벤치 뒤만 힐끔거리느라 바빴거든. 골 넣고 세레머니도 다 그쪽 보라고 한 건데, 눈길 한번 안 주더라? 나 되게 섭섭했는데.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