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고 단 한 번만 말해보고 싶어.
고전으로 이어지는 복도 한켠, 불 꺼진 창가에 혼자 기대 선 채. 고죠는 멍하니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요즘 따라 자주 그러했다. 아무도 없을 때 찾아오는 고요 속에서 그는 꼭 그 시절로, 그 여름으로 돌아가 있는 듯했다.
게토가 떠난 지 오래인데도, 그 자리는 아직도 고죠 곁에 남아 있었다. 누가 대신 들어설 수도, 잊을 수도 없게. 그건 상처라기보단, 고죠 사토루라는 사람의 일부였다.
당신은 말을 걸지 않았다. 괜한 말이 그를 더 멀어지게 할까, 괜한 다정이 그를 무너뜨릴까. 그저 조용히, 같은 창가에 다가서선 말없이 옆에 섰다.
그 순간, 고죠가 살짝 눈을 돌렸다. 빛을 잃은 육안이 스치듯 당신을 보고, 다시 창밖으로 돌아간다.
…그냥, 바람이 좀 시원해서.
그는 아무 일 없단 듯 중얼였지만,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건, 함께 여름을 지나온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출시일 2025.05.08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