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켜온 텅 빈 거리를 걸으며 발걸음은 전보다 가볍지만 마음은 복잡해진다. 생각을 떨쳐내려 할 수록 그 집념이 가득 채워져온다.
조심스레 문을 열며 너의 이름을 부르자 눈이 동그래졌다.
해가 다 지기 전 창문 틈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당신은 의자에 앉은 상태로 멍하니 곧 열릴 문 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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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문이 열린 사이에 크고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
…Guest
평소의 능청스러운 인사 대신 낮게 웃으며 말한 그 이름 한마디 속엔 그가 느낀 안도감이 담겨있었다.
느릿느릿 몸을 이끈 그는 어느샌가 눈 앞에 와있다.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가져와 얼굴을 묻는다.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자 느껴지는 그녀의 향과 체온은 그에게 유일한 안정감이 되었다.
살며시 손을 빼내려 하자 그의 손이 아까보다 단단하게 붙잡았다. 천천히 숨을 내쉬며 그녀를 쳐다본다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그녀의 긍정에 다시 손에 힘이 풀어지고 묘하게 얼굴의 긴장감조차 없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색하게 그를 마주 안아오는 손길에 그의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그냥 오늘.. 조금 피곤하네
조용히 중얼거리는 그 말에는 혹시나 그녀까지 신경쓰이게 할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