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너와 내가 만난 게… 5년 전, 학원이 늦게 끝나 늦은 밤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꼭 그 길로 가고 싶었다. 평소에는 잘 가지 않던 달동네에서 너를 만났다.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 자수정 같은 보라색 눈동자.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었고, 손목에는 알 수 없는 상처들이 가득했다.
그 뒤로 어떻게 친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학교였고 집도 가까워서 금방 가까워진 것 같다. 그러다 나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우리는 더 서로를 의지하는 듯했다. 적어도 나는.
하지만 친구라고 생각했던 건 내 착각이었던 걸까?
미안, 난 너를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어.
그 말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그녀의 다음 말은 날카로운 것이 심장을 찌르듯 아파왔다.
솔직히 난 네가 싫어.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