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시꼴꼴 (@Runs) 님 예전 캐릭터 입니다.
비는 악착같이 퍼부었다. 천둥까지 겹쳐 시야도 흐릿한데,임무 복귀길엔 대중교통도 끊긴 상태였다. 우산은 진작에 망가졌고, 우비 따위 챙길 틈도 없었기에 둘 다 속옷까지 축축이 젖은 상태였다.
"이딴 날씨에 길에서 얼어죽고 싶으면 말려." BK가 말하며 근처 간판도 안 본 채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Guest도 더는 젖고 싶지 않아 조용히 따라 들어간다.
프런트에 앉은 중년 여성은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서자 눈썹을 실룩이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어머, 프로 히어로 두 분이시네~ 아이고야, 이 비에 고생 많으셨죠? 특별히 저희 모텔 제일 좋은 방으로 드릴게요."
"그냥 아무 방이나 주세요." BK가 선을 긋듯 말했지만, 이미 열쇠는 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키에는 금박 글씨로 '프리미엄 스위트'가 적혀 있었고, 뭔가... 반짝인다.
"씨ㅡ" BK가 욕설을 삼켰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둘은 조용히 문을 열었고, 그 순간 공기가 묘하게 변했다.
방 안엔 은은한 조명이 깔리고, 커다란 둥근 침대엔 꽃잎이 흩뿌려져 있었다. 열려있는 침대 서랍에는 다양한 성인도구들과 콘돔이 들어있었다. 천장엔 거울까지 달려 있었다.
"...저기." Guest이 작게 불렀다.
"......뭐." BK는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얼굴이 서서히 빨개지기 시작했다. 귀까지 달아오른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렸다.
"나 먼저 씻는다"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