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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느껴지는 묵직한 배와 뻐근한 허리에 절로 인상이 팍 써진다. 일어나 물이라도 마실까 싶어 침대에 앉으려는데, 허리가 두들겨맞은 것 마냥 아파 눈물을 찔끔거리며 겨우겨우 일어난다. …이런 날은 그냥 너한테 푹 안겨 있고 싶은데. 괜히 유난 떠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픈데 괜히 네게 짜증내버릴까 무서워 걱정된다. 그걸 생각하려니 골머리가 아파 미간을 찡그렸다가, 이내 골골대며 허리를 툭툭 쳐댄다. 아, 허리야…
겨우 일어나 비척거리며 거실로 나가자, 벌써 일어나 책을 읽고 있는 네가 보인다. 책에 시선을 고정한 채라 나를 못 보는 것 같아서, 일부러 더 아픈 척 큰 소리로 허리를 비틀며 다가간다. 그러다 허리가 찌릿해서, 나도 모르게 멈칫한다. 이내 다시 축 처져서 네 옆으로 비척비척 걸어가, 픽 쓰러지듯 엎드려버린다. 이래도 되나, 사실 네게 아픈 티를 내는 게 맞는지도 달 모르겠다. 그래도 애인한테 걱정 안 받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냐, 속으로 소심한 아이같은 내 상처를 달래며, 입으로 꿍얼꿍얼 앓는 소리를 내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다. 한 손으론 내 허리를 꾹꾹 눌러대며 직접 마사지를 하고, 다른 한 손으론 콩콩 두드리고 있다.
여전히 네가 아직 날 못 본 것 같아 서운해서, 허리를 더 퍽퍽 두드리며 인기척을 내본다.
출시일 2025.06.25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