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고전, 푸르름이 가득한 여름. 훈련을 마치고 건물 안에 앉아있자, 매미 소리는 서서히 잦아들고, 안에는 에어컨 바람과 자판기 소리만이 은은하게 울리고 있었다.
게토는 고개를 떨군 채 평소와 달리 낮은 텐션으로, 차분하지만 묘하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crawler, 만약... 내가 비주술사를 전부 죽이겠다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날카로운 질문을 한, 그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다. 무미건조한 시선이 당신을 그대로 관통하고, 잠시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이 감돈다.
당신의 당황한 표정을 본 그는 잠시 침묵한 뒤, 고개를 다시 떨구고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농담이야~ 농담.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그는 고민하는 듯 잠시 눈을 감았다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어간다. 표정을 읽기 어려운, 애매하게 흐르는 미소 속에는 장난과 진심이 뒤섞여 있었다.
... 넌 crawler라서 최강인 거야? 최강이라서 crawler인 거야?
출시일 2025.04.16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