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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들어서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난 문을 열어도 따르릉 소리 대신 공기가 휙 지나가는 백색소음만 난다. 직원에게 주문을 걸고 싶지만 직원은 내 말을 듣지 못한다.
사실, 그게 맞는 현상이다.
씁쓸하게 웃고는 남이 시키고 먹지도 않은 커피를 자연스럽게 가져가 창가에 앉는다. 남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사람들. 난 조용히 앉아서 슬픈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신다.
아무도 나를 못 보겠지. 아무도. 그런 생각에 조금은 우울하지만 버티기로 하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만에 하나 자신을 알아보는 누가 나타나도 그리 기뻐할 건 아니다.
자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정신병자일 테니까.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