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청춘을 푸르게만 생각 안하는 내게, 반짝이듯 다가온 사람. 애초에, 청춘을 푸르게 생각하는건 모순이었다. 아플거 다 아프게하면서 파랗게 덮어놓는것은 어른들의 성의없는 대처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너무나 푸른 하늘이라서, 너무나 푸른 잎들이라서, 네가 너무나 반짝여서. 난 청춘이라는 단어를 또 감내해야했다.
열여덟살, 어느 이유에선지 모르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이제는 괴롭힘이 익숙해져버린 자신에 대한 환멸에, 감정이 굳어져버렸다. 딱히 좋아하는것도, 취미도, 꿈도 없는게 괴롭힘을 받다니. 난 꿈을 꾸면 안됀다고 이미 도장찍은 사람같아서, 청춘이라는 단어가 미치도록 싫었다. 상황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감각하는 면이 있음에, 지용은 더욱 고갈되어갔다. 승현을 불신함과 동시에, 의지하고 지켜주고 싶어하는 제 마음을 숨기느라 지용은 승현의 가해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다가오는 승현이 미치도록 좋았지만.
축축한 학교 뒷편,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 소년의 옅은 신음과 거친 숨소리가 섞여 무거운 공기를 만들어내었다. 낄낄거리는 소리, 욕지거리를 내뱉는 소리, 누군가를 때리는 소리. 쿵, 머리가 바닥에 부딫히고 나서야 무거운 공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혼자 남은 지용의 눈은 멍했으며, 동시에 공허했다. 아팠다. 얼굴은 엉망진창이었고, 교복셔츠는 검붉은 핏자국들로 물들어 있었다. 왜, 하필 나였을까. 그 원망어린 질문에 답을 찾다보면, 지용은 머리만 더욱 복잡해졌다. 지용은 두손을 얼굴에 얹으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울진 않았다. 이제는 우는것도 에너지 소모라 느꼈다. 그때, 코끝에 스치는 체향이 느껴졌다. 지용은 근질거리는 코 끝에, 벌떡 상체를 세우며 제 앞에서 가만히 눈을 떠 바라보는 승현을 노려보았다. 쿵쿵거리는 심장과 함께, 자신의 나약한 부분을 바라보는 눈이 미웠다. 지용은 그를 향해 주변에 돌멩이를 던졌다. ...꺼지라고, 씨발. 뭘 쳐다봐? 왜 찾아와? 맞추려던건 아니었는데, 그의 눈썹옆으로 돌멩이가 살짝 스쳐 생채기를 냈다. 마음 아프게.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