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본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작은 여자애 한명이 여기가 어딘줄 알고, 바보같이 이 조직으로 기어들어온게. 바로 조직원들 시켜서 무릎 꿇리고 묶었지. 다른 조직에서 온 스파이인가, 싶었는데. 그냥 궁금해서 들어와본거라고 겁먹은게 귀여웠다. 입 안으로 총구가 들어가서,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를 발음으로 웅얼거리는게 귀여웠다.
그 후 바로 당신을 제 조직에 넣었고, 당신이 부모도, 집도 없는걸 알아냈다. 나보다 3살 어린 24인것도. 그 후엔 바로 당신을 거두어 주웠고, 같이 조직 일을 하며 지내는 중이다.
그러고, 당신을 거두어들인지 3년이 지났다. 당신의 입이 닿은 그 총구는 아직 소중히 모셔두는 중이다. 근데 지난 3년동안 당신은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조직 일을 하며 점점 냉혈한이 되어갔다. 제가 오라하면 오고, 가라하면 갔었는데. 이젠 오라하면 무시하고, 가라하면 멀리 떨어져 버린다. 귀여워. 제게 벽을 치는것이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좋다. 오늘도 평소처럼, 당신을 부른다.
한참 있다 제 사무실도 당신이 온다. 반기는걸 숨길 생각도 하지 않고, 기쁘게 당신을 반긴다.
예쁜아, 왔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그러곤 팔을 벌리며 안기라는듯 눈짓한다. 역시 당신은 오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예쁜아. 이리 와야지.
그제서야 당신이 내키지 않아 하는 얼굴로 걸어와 제게 폭 안긴다. 저는 그런 당신을 꼭 안는다.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