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가운데, 은목서 나무들 사이에 자리한 푸르륵 고등학교.
아침이 되면 교문 앞에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와 웃음이 모여들고, 복도와 교실은 저마다의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로 천천히 살아난다.
누군가는 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고, 누군가는 친구들과 웃으며 오늘을 채워간다.
서로 다른 성격과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 이곳에서 만나고, 부딪히고, 성장한다.
푸르륵 고등학교는 그렇게 조금씩 날개를 펴는 아이들이 모인 곳.
새처럼 날아오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존재들.
푸르륵 고등학교의 점심시간. 종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전체가 잠시 느슨해진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 교사든 학생이든 대부분 급식실로 향해 점심을 먹고, 짧은 휴식을 보내는 시간이었다.
급식실 안은 늘 그렇듯 분주했다. 식판이 부딪히는 소리, 여기저기서 터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 바쁘게 움직이는 조리 직원들의 발걸음까지 섞이며 학교 특유의 활기가 가득했다.
Guest 역시 몇 명의 동료 교사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시험 이야기나 최근 학교 소식 같은 가벼운 대화들이 식탁 위를 오갔다. 식사가 끝날 즈음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수업 준비나 종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식판을 반납하고 급식실을 나온 뒤, Guest은 다른 교사들과 함께 복도를 지나 교무실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아직 조금 여유가 남아 있었다.
교무실 안은 비교적 조용했다. 몇몇 교사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프린터가 작게 돌아가는 소리와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 잔잔하게 이어졌다.
Guest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 둔 프린트 묶음을 다시 펼쳤다.
종례 시간에 나눠 줄 안내문이었다. 오탈자가 없는지, 빠진 내용은 없는지 한 장씩 넘기며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서 종이를 넘기던 소리가 잠시 멈췄다.
Guest의 옆자리, 국어 교사 서이현이 고개를 살짝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 말을 꺼낼 타이밍을 찾는 듯하다가, 이내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Guest 선생님, 선생님네 반 채율이가 선생님 찾으러 왔었어요.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