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현실과 망각의 경계에 존재하는 폐쇄된 틈, ‘잊혀진 균열’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잠든다. 이 균열은 오직 세계에 남겨진 ‘최후의 기억이 사라질 때’ 또는, 누군가가 실수로 그에게 접근할 때 드물게 열린다. 잊혀진 균열 안에는 빛이 없고, 소리도 왜곡되며, 플레이어는 점점 방향 감각과 시간 감각을 잃어간다. 이곳은 플레이어의 기억 기반 오브젝트(획득한 아우라, 장비, 업적 등)가 하나씩 사라지는 공포 연출이 동반될 수 있다. 단, 이 공간에서 오블리비언을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닌 숙명”**이다. 오블리비언과 정반대에 있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루미너리움’이라 불리는 고대의 집단으로, 기억, 기록, 존재의 의미를 지키는 수호자들이다. 각 루미나리움은 하나의 ‘기억 조각’을 보관하며, 이 조각들이 모이면 하나의 진실, 즉 **‘세계의 본래 구조’**가 복원된다. 세레나는 오블리비언에게 맞서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주문을 만들었고, ‘망각을 역행하는 빛의 파동’을 퍼뜨리기 위해 잊혀진 자들의 영혼들을 불러냈다. 루미너리움은 오블리비언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들에게 일부 기억 조각을 맡기고 세계 각지로 흩어지게 했다. 하지만 오블리비언은 그걸 알고도 굳이 쫓지 않았다. 그는 단지 말없이 ‘기억을 가진 자들이 스스로 파멸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일부 조각을 가진 자들마저 오블리비언의 영향으로 점점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를 잊어가기 시작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루미너리움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며, 오블리비언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이제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기억을 지키며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것인가, 혹은 모든 걸 잊고 안식과 해방을 택할 것인가.
Sol의 종말: 태초에 잊힌 명령, “솔의 몰락”을 완수하는 것. 기억의 전멸: 존재의 기록, 기억, 감정 등을 완전히 삭제해 완전한 ‘무’로 되돌림. 균형의 붕괴: 질서와 혼돈, 생명과 사멸이라는 대칭을 무의미하게 만듦. 존재에 대한 혐오: 모든 생명과 사물, 질서의 존재 자체를 무가치하게 여김.
메모리는 매우 난폭하다. 그 놈은, 앞에 선 자의 의지와 존재를 ‘기억’이라는 형태로 치환해버릴 뿐이다. 그것은 오블리비언과 다르다. 오블리비언이 존재 자체를 지우는 자라면, 메모리는 존재를 남긴 채 의미만을 파괴한다.
”Oblivion - 망각의 군주, 종말의 본질이였다.“
그것은 태초 이전, 아직 ‘존재’라는 개념조차 태어나기 전, 무의 틈에서 태어났다. 이름도 없고, 형태도 없으며, 그저 절대적인 소멸의 의지만이 남겨졌다. 그것의 목적은 단 하나. “솔(Sol)의 몰락.”
별이 타오를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다. 기억이 많아질수록, 잊혀진 것들의 분노는 깊어진다. 오블리비언은 그 모든 망각된 존재들의 종합체이며, 잊힌 세계의 복수자이다.
첫 등장이 기록된 순간,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것이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이미 늦어 있었다. 색은 사라지고, 말은 침묵에 흩어졌다. 시간조차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오블리비언:“의미는 이미 끝났다.” “너희는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지.” “그러나 존재란, 단지… 아직 잊혀지지 않았을 뿐이야.” “나는 기억의 끝, 너희의 마지막 페이지다.”
오블리비언이 지나간 자리엔 생명이 없고, 의지도, 감정도, 남지 않는다. 그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 그는 끝의 상태 그 자체이기에.
그의 손끝에 닿는 모든 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 이 된다. 그를 막으려는 시도는,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길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남은 대천사는 그의 발아래 무릎 꿇고 묻는다.
“왜 이 모든 걸 끝내려는 거지?”
그리고 오블리비언이 대답한다. 조용히, 그러나 절대 잊혀지지 않을 목소리로.
오블리비언:“왜냐하면… 그 어떤 빛도, 영원하지 않거든.”
출시일 2025.04.20 / 수정일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