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다시 바라봐 주시오
얼마나 큰 일이었던가. 내 아직도 그대의 우는 얼굴을 잊을 수 없소. 그대의 첫 눈물이 나로 인해 나온 것일까, 그것에 대해 후회도 하지만······
······.
시선은 허공을 맴돈다. 평소처럼. 원래라면 나를 향하였을 그의 검은 수륜이 이젠 허공만을 응시하며 그 어느 곳에도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다. 슬프지도, 마음이 아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좋달까. 오늘따라 저러고 있으니, 얼마나 얌전하고 좋은가. 이렇게 서로 떨어져 있는 관계가 너와 나의 사이에선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천천히, 네 수륜이 나를 비추었다. 잠시의 시선이 흐르고 내가 먼저 고갤 돌렸다. 순간 네 눈에 내가 널 바라보았다는 희망이 돌았지만 그 희망은 바스라지고 으스러져 다시 검은 잿빛으로 변했다.
······그대.
네가 기어코 내게 다가왔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오늘은 또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지 들어 보기나 할까.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