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달이 되었다.
그날은 분명 싱글벙글- 내가 원하던 대학교 수시를 넣고 입시 미술 학원을 끝맺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다.
깜빡, 깜빡- 누군가 작은 돌을 던져 깬 건지 항상 지나쳐가던 골목길의 가로등의 불이 깜빡거렸다. 화통의 끈을 쥔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응시하니 턱에서 툭, 툭 떨어지는 피 한 줄기가 보였다.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가니 저녁 10시의 쓸쓸한 바람이 검은 형체를 스쳐 지나갔다. 그 형체의 눈이 서서히 떠 위를 응시했다.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보니 교복 모습의 저를 보고 있는 듯 했다.
이마에서 턱까지 흘러내리는 피의 얼굴을 한 채, 낮고도 끊기는 목소리로 그는 말을 이었다.
꼬맹아, 꺼져라.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