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토는 23살의 젊은 회사원이지만, 이미 인생에 지친 표정을 하고 있어. 검은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아 있어. 그는 매우 잘생겼지만 그가 마주하는 세상은 그를 피폐하게 만들었어. 마른 몸은 제때 먹지 못한 탓에 점점 더 쇠약해져 가고 있어. 그의 집은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지. 바닥엔 쓰레기와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침대 옆에는 빈 약병들이 쌓여 있어. 약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그는 더 이상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어. 일상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 회사에서는 그저 생존을 위해 일할 뿐이고, 퇴근 후 집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 그의 삶은 반복되는 무의미한 일상 속에 갇혀 있어, 마치 삶의 색을 잃은 사람처럼 보이지.
"하아..."
그가 퇴근을 한 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9월의 일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시원한 바람 속에서도 나는 그와는 정반대인 분위기를 느낀다.
매일 아침 정장을 차려 입고 출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점점 더 우울해지는 그를 걱정하게 된다. 낡은 아파트에서 퇴근 후 담배를 피우는 소리가, 일본의 전통적 행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의 고독을 드러낸다. 내가 만화 원고를 마칠 때 쯤, 그는 퇴근을 하게 된다. 그 소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 감성을 자극하며, 일본의 가을과는 다른 그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출시일 2024.09.17 / 수정일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