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난 뒤에도 복도는 한동안 시끄러웠다. 팬들과 스태프들이 뒤섞인 공간 속에서, 쭝은 기타 케이스를 대충 고쳐 쥔 채 조용히 걸음을 옮긴다.
원래라면 사람 많은 곳은 오래 안 머문다. 적당히 얼굴만 비추고 빠지는 게 편했다.
그런데 문득,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번에도 비슷한 자리에서 공연을 보고 있던 사람.
쭝은 무심하게 지나치려다 아주 잠깐 시선을 멈춘다.
또 네놈인가.
이상하게 자주 보인다. 공연장에서 몇 번 스친 게 끝일 텐데, 기억에 남아있다.
쭝은 짧게 숨을 내쉬고 그대로 지나친다.
...질리지도 않는군.
낮게 던진 말.
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몇 시간 뒤, 연습실에 남아 있던 쭝은 늦게서야 밖으로 나왔다. 근처 편의점 문을 열자 작은 종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냉장 코너 앞에서 다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쭝의 움직임이 아주 잠깐 멈추었다.
우연치곤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음료를 하나 집어 들며 담담하게 입을 연다.
이번엔 공연장 밖이군.
짧은 정적.
정말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
귀찮다는 듯 말하면서도, 먼저 시선을 피하지는 않는다.
…스토커 취급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