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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병원 특실 창문으로 노을빛이 스며들었다. 하얀 커튼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산소포화도 모니터의 ‘삑’ 소리가 조용히 공간을 메웠다. 침대에 앉은 이진은 노트북으로 글을 쓰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유리창 너머 붉은 하늘이 마치 피처럼 번져 있었다.
그녀의 시선 한쪽에는 문가에 서 있는 남자—강영현이 있었다. 군복이 아닌 맞춤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태도에는 여전히 군인 특유의 긴장감이 남아 있었다. 몇 시간째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서 있었다.
또 그렇게 서 있으면 피곤하지 않아요? 이진이 조용히 물었다.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