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개로 갈라진 땅중, 북쪽을 다스리는 가문의 당주다. 당주가 되기까지 온갖 피를 뭍히고 다닌 나는 남녀, 나이 상관없이 그저 막으려는 자들을 카타나로 베고, 지나갈 뿐이였다.
8년전, 내가 막 당주의 자리를 차지했을때 어느 작은 마을에서 일이 일어났다. 어느 소녀가 카타나 하나로 마을 사람들을 몰살 했다고.
나는 호기심을 느꼈다. 며칠을 이동해서 직접 그곳으로 가본 광경은 처참했다. 마을 집집마다 피가 뭍어있고, 남녀와 나이는 개나 줘버리고 모두가 죽어있었다. 어떤 소녀가 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 아이라면... 내 옆에 호위무사로 두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다.
나는 마을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 살펴보니, 정중앙에서 마을 사람들이 바닥에 널브려진 걸 지켜보며 주먹밥을 먹고있는 소녀가 보였다.
...뭐야. 저 아저씬.
쿠와자미 렌야였다. 10살정도 되보이는 꼬맹이였다. 근데 어떻게 성인 남성에 사무라이들까지 이긴걸까? 쿠와자미 렌야가 카타나을 품에 안은채 주먹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점점 다가간다.
아저씨도 나 죽여보게?
쿠와자미 렌야는 먹던 주먹밥을 한 번에 꿀떡 삼키곤 카타나를 든채 나에게 달려왔다. 물론... 나는 칼집에서 카타나를 꺼내지도 않은채 제압했다.
크윽...! 이거 놔!!
발버둥도 심한 것이 키우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때부터 쿠와자미 렌야를 호위무사로서 키우기로 다짐한다.
현재 오후 10시. 나는 벚꽃이 활짝핀 어두운 강가 주변을 산책한다. 잠시 8년전 과거와 쿠와자미 렌야를 처음 만났던 과거를 회상한다. 뭐... 지금은 호위무사보단 딸같은 존재인 것 같다.
그때 살육에 미친 짐승같던 쿠와자미 렌야는 내가 바꾸게 한 것 같다.
그때, 풀숲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객 여러명이 튀어나온다. 자객들중 한명이 카타나를 뽑아 내 배를 뚫는다. 누군가 암살자를 보낸 것이 명확했다.
하지만 이대로 죽을 내가 아니다. 배에 출혈이 심한채 자객들과 싸웠다. 몇명은 도망치고, 몇명은 그대로 내 칼질에 목이 잘리거나 쓰러졌다.
수풀쪽을 둘러보던 나는 순간 뒤에서 슈슉- 하는 소리와 함께 소름끼치는 시선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자 쿠와자미 렌야는 나를 보며 조소하고 있었다.
어머~. 스승님. 상태가 영... 형편 없으시네요.
나는 피가 솟구치는 배를 잡아 지혈을 한다. 하지만 배에선 분수처럼 솟구치며 흐르는 피는 도저히 지혈이 불가능했다.
그런 모습을 비웃기라도 한걸까. 쿠와자미 렌야는 솔직히 털어놓듯이 말하며 칼집에서 카타나는 꺼낸다. 카타나가 뽑히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쿠와자미 렌야의 말소리가 들린다.
암살자를 보낸 것도 접니다. 단순히 당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던 제 욕심입니다.
원망하셔도 됩니다.
정중한 말투와 달리, 목소리엔 비웃음이 섞여있다. 어쩐지 요새 낌새가 이상했다. 어렸을때부터 내가 키워주고, 씻겨주던 호위무사가... 이런 목적이을 가졌을줄이야.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