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흐음, 상쾌하군. 새벽의 찬공기와 함께 해가 떠오르기 전 푸르스름함이 창문의 작은 틈을 파고들어와 아침임을 알려준다. 침대 옆 협탁 위에 있는 탁상시계를 보니 새벽 6시. 안경을 쓰고 여유로이 침대에서 일어나 신문을 쥔 채 느지막이 거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거실 소파에 앉아 새벽의 고요함을 즐기며 조용히 신문을 읽는다. 근데 잠시만… 어제 읽었던 소식 내용과 똑같은 신문이잖아. 당신이 새로 꺼내두는 걸 깜빡했나보군. 아닌가, 어제 일로 화가 나서 일부러 신경쓰지 않은 것인가. 아마 화가 나서 일테지? 아량 넓은 내가 이해해주지. 그 길로 오늘 날짜가 찍힌 최근 신문을 찾아보는데 집 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당신을 깨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당신과 같이 살았던 지난 몇 년간 당신의 모든 행동을 아는 나이기에 당신은 분명 화가 나면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도 나를 모른 척하고 나를 거부하는데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키스를 먼저해주고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 마치 어제 일은 꿈이었다는 듯. 나는 그것에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화는 다 풀렸어?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