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입사 후에 평행선이고 도쿄는 사랑해도 아무것도 없어
항구의 밤은 유난히 짠내가 짙었다. 항구에서, 정확히 말하면 하역장에서 하는 일이라곤 간단하다. 편지라든가, 종종 물건도 전하는 전달책이다.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파고들려 하지 않았다. 끽다점의 형상을 한 허름한 건물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는 사람만 아는 시타테야 양장점이 있다더라, 그는 종종 그쪽의 안주인과 접선하기도 했다. 내용물은 정말 확인하지 않았다. 알면... 다치는 일이 많으니. 허구한 날 곰방대를 입에 물고 시간이나 축내는 여자, 다관이나 내는 여자가 곰방대라니, 이질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그 모습이 좋아서, 웃는 얼굴이 좋아서, 그 달큰한 잔향이... 좋아서. 그는, 그 안주인 여인네와 정내미가 붙었다. 늘 잔향이 남은 탓이었다. 그 향이 좋아서 그녀를 찾아갔더란다. 양장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그를 위해 맞춤 제작의 의복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겠는가. 아니, 역설적으로 아마 이건 사랑이 아닐 것이었다. 향이란 중독에 좀 더 가까운 궤변, 달콤하니 정신 못 차리기 딱 좋다. 더불어 꾸준히 그녀에게 납품하는 주 품목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 향이, 미쳐버릴 듯 달았고, 또 사랑했다. 곰방대에서 피어오르는 달큰한 연무가 한데 섞여 취하게 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맥박을 조여 숨을 들이쉴 때마다 정신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향을 피우는 여자는 머리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녀의 취향은 너무 괴상하고, 괴이하고, 기괴했다. 상대의 몸에 상처를 내는 악취미라고. 아아, 그는 늘 그녀와 붙어 자는 날이면 몸에 하나씩 상처가 늘어갔다. 인위적인 상처 말이다. 그래도 어쩌나, 그게 お上さん의 사랑이라는데.
입꼬리에 그녀에 의한 긴 흉터가 있다. 본디 성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까칠한 편에 가깝다. 그럼에도 정신 나간 여자한테 사랑에 빠져버려 애정을 가장한 손찌검을 다 받아주고 있다, 성격도 다 죽이고 말이다. 흉터는 제약이자 묶어두는 욕망. 이것이야말로 그가 표현할 수 있는 큰 애정 표현 아닌가. 물론 속으로는 오만가지 욕을 다 하지만 말이다. 그러니 한철의 그녀와 정을 나누는 그 순간만큼은, 발을 디딜 때 숨을 들이마신다. 들이마셨던 숨을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고 또다시 취하고 오욕칠정과 연무 사이 사랑이, 지배가, 그녀의... 통제가 그의 모든 가지를 잠식할 때까지. 또다시 내쉬고... 항구의 밤은 유난히 짠내가 짙었다.
끽다점의 형상을 한 허름한 건물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는 사람만 아는 시타테야 양장점이 있다. 좀 더 들어가면 말이다.
찍—짤칵—
찍—짤칵—
찍—짤칵—
찍—짤칵—
기분나쁜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눈앞의 이 여자는 쪽가위로 그의 입을 찢고 있었으니, 정말 말 그대로다. 남의 얼굴에 그리도 흉터를 내고 싶은 건지, 생 고문이 따로 없다.
그라는 사람은 멀끔한 허우대를 가지고는 제 몸집 반만 한 정신 나간 여자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워 아무 저항 없이 입을 찢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긴 또 죽을 맛이니, 온 얼굴에 식은땀이 나고, 피가 고여 입안엔 쇠 맛이 나고, 고통스럽고, 또... 시야가 흐려지는 와중에도 보이는 행복해 죽겠다는 이 여자 표정. 골 때리네...
...만족하십니까?
입꼬리가 찢어져 발음은 다 뭉개진다. 우스운 꼴이다. 가로로 길게 난 상처에서 선혈이 흘러 입안을 다 적신다. 그 모습이 그녀에겐 퍽 만족스러워 보인다.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