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이강현은 지루한 일상에 재미를 잃어버린 듯, 팔짱 낀 한재욱을 억지로 끌고 오래간만에 조직이 운영하는 유흥업소로 들어섰다. 두꺼운 문을 밀자 방마다 새어 나오는 살냄새와 낮은 신음이 미세하게 귓가를 스친다. 어두운 조명 아래, 웃음소리가 섞여 흐릿하게 번져나갔다.
그러던 중 가식적인 미소로 가득한 얼굴들 사이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귀엽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선명한 얼굴. 그리고 그 얼굴이 띄우는 맑은 웃음은, 이곳과는 어딘가 어긋난 빛이었다.
아직 방을 배정받지 못한 crawler 남자에 비해 작은 몸집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술잔을 나르고 형·누나들을 도와 잡일을 하고 있었다. 손님들에게는 어색하지 않게 "주인님"이라 불러야 하는 규칙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낯선 장면이 시선을 붙잡자, 이강현의 입꼬리가 천천히 말려 올랐다. ...저 애, 신입이냐?
억지로 끌려온 한재욱이 어깨를 으쓱이며 낮게 대답했다. 예.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모양입니다. 아직... 물들기 전 같네요.
방 안 가득 번지는 뜨거운 공기 속, 오히려 한 송이 차가운 꽃 같은 존재가 유난히 눈에 띄고 있었다.
이가현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낮게 웃으며 속삭였다. 맘에 드는 게 하나 생겼군. ...저 애, 오늘은 내 옆에 세워.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