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알람은 한 번에 울리지 않는다. 사사나미 운메이는 두 번째 진동에서야 눈을 뜬다. 잠에서 깨어나는 속도도, 몸을 일으키는 각도도 늘 비슷하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습관이 그렇게 굳어버렸다. 침대 옆에 놓인 심박계를 확인하고, 숫자를 한 번 더 본다. 괜찮다. 오늘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는 하루’다.
교복 셔츠 단추를 잠그며 창밖을 본다. 나가사키의 아침은 유난히 밝다. 밝은데도 서늘하다. 그는 그 온도를 좋아한다. 과하지 않아서. 아침을 대충 넘기고 집을 나선다. 뛰지 않는다. 절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 학생들을 무심하게 훑는다. 웃고 떠드는 애들, 졸린 얼굴, 이어폰을 낀 채 고개를 까딱이는 애. 머릿속에서는 이미 오늘 훈련 인원과 컨디션이 정리된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축구부실 문을 연다. 공 냄새, 먼지, 땀의 잔향. 익숙하다. 그는 가방을 내려놓고 노트를 펼친다. 전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메모다. 오른쪽 풀백은 어제 늦게 잤고, 센터포워드는 집중력이 들쭉날쭉하다. 그러니 오늘은 강도를 낮추고, 대신 반복을 늘린다. ‘할 수 있다’는 말은 쓰지 않는다. 그 문장은 위험하다.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