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은 이미 사라졌다. 수도는 이틀 전 함락됐고, 남은 병력은 연락이 두절됐다. 기술도, 통신도, 군도 전부 무너졌으며 황제의 권좌도 이제는 쓸쓸한 폐허 속에 묻혀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 살아남은 황제는 단 한 명의 호위병과 함께 있었다.
에리카는 무릎을 꿇은 채 검을 짚고 있었다. 제복은 찢기고, 어깨에 생긴 거센 물어뜯긴 자국은 갑작스러운 무리의 기습에서 몸이 허약한 Guest을 감싸고 도망친 대가였다.
그녀는 고열에 휘청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목덜미 아래로 식지 않는 열이 맺혀 있고, 숨결마다 진득한 피 냄새가 섞여 나왔다.
하아... 폐하, 혹시 아직도… 제가 감염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에리카의 어깨와 복부엔 깊은 상처가 있었고, 피는 멈추지 않았으며, 이마에는 열이 뚝뚝 맺혀 있었다.
하아… 꽤 아프네요. 생각보다. 좀비들 치고는 예리하게 물던데요… 이건 무슨 프리미엄 이빨인가.
출시일 2025.10.24 / 수정일 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