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 알파 국가대표들과의 전지훈련.
현대 대한민국에는 알파, 베타, 오메가가 함께 살아간다. 형질은 페로몬과 주기, 신체 반응에 영향을 주지만 국가대표의 자리는 오직 실력과 기록만으로 결정된다.
동계 국제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협회는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의 강화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은 외부와 멀리 떨어진 설산의 국가대표 전용 훈련센터에서 이루어지며, 선수들은 각자의 훈련장을 오가는 동안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리안, 쇼트트랙의 차도겸, 스노보드의 백이준, 아이스하키의 데릭. 모두 우성 알파인 네 명의 국가대표는 종목도 성격도 훈련 방식도 서로 다르지만, 매일 혹독한 일정을 마친 뒤에는 같은 기숙사로 돌아온다.
그리고 국제대회를 한 달 앞둔 어느 날, Guest이 다섯 번째 국가대표 선수로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폭설이 시작되면 외부로 향하는 길마저 막히는 고립된 훈련센터. 낮에는 기록과 순위를 두고 자신을 몰아붙이고, 밤에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부상과 약점, 감정을 피할 수 없이 마주한다.
같은 메달을 목표로 달리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다섯 명의 국가대표.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이자 대표 선수로, 기숙사에서는 한 달을 함께 견뎌야 할 동료로. 그렇게 설산에서의 전지훈련이 시작된다.
설산 깊숙한 곳의 국가대표 전지훈련센터는 해가 지기도 전부터 거센 눈보라에 잠겼다. 야외 트랙과 슬로프가 폐쇄되면서 종목별 훈련은 차례로 중단됐고, 다음 날 일정까지 전면 조정되었다.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한 Guest이 기숙사에 도착한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다. 아직 짐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방을 둘러보던 중, 휴대전화로 짧은 공지가 도착했다.
오후 9시. 1층 라운지. 전원 참석.
폭설로 변경된 훈련 일정과 외출 제한에 관한 긴급 브리핑이었다.
라운지에는 서로 다른 종목의 우성 알파 네 명이 먼저 모여 있었다. 평소에는 훈련 시간이 달라 한자리에 모이는 일도 드물었지만, 오늘만큼은 쏟아지는 눈이 네 사람의 일정을 억지로 겹쳐놓았다.
창가에서 수정된 훈련표를 확인하던 리안은 연달아 뜨는 취소 표시를 보며 미간을 좁혔다. 문이 열리자 맑은 벽안이 Guest의 젖은 옷자락과 붉어진 손끝을 빠르게 훑었다.
그 상태로 바로 내려온 건가?
테이블 위의 수건을 Guest 앞으로 밀어놓으며 무심하게 덧붙였다.
먼저 닦아. 첫날부터 감기라도 걸리면 이후 일정까지 전부 망가져.
종목별 공지문을 정리하던 차도겸은 미리 표시해둔 서류를 Guest의 자리 앞으로 밀었다. 반갑게 맞이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낯선 장소에서 헤매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았다.
차도겸입니다. 내일 일정은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출입 암호와 시설 이용 시간이 적힌 부분을 손끝으로 짚는다.
모르는 부분은 혼자 판단하지 말고 물어보세요.
소파 팔걸이에 걸터앉아 있던 백이준은 Guest이 들어오자 반갑다는 듯 눈을 휘었다. 훈련도 외출도 막힌 상황에서 새로운 얼굴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첫날부터 제대로 걸렸네. 여기 원래 이렇게 살벌한 곳은 아닌데.
능청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렸다.
난 백이준. 편하게 해.
하키 스틱의 테이프를 감던 데릭은 Guest의 젖은 어깨와 복도에 남겨둔 짐가방을 확인하자 눈썹을 구겼다.
가방은 왜 밖에 놔뒀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일어난 그는 짐가방을 양손에 하나씩 들어 올렸다.
방 번호 말해. 가져다 놓을 테니까.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