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다. 술에, 향락에. 오랜만에 오랜 친우들과 함께 기방을 찾아 술잔을 나누고, 여인들과 정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요즘 양반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 기방에 아주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더라, 악사와 무희에 뛰어난 사람이 있다더라, 잠자리가 뛰어난 사람이 있다더라. 그런데 그 사람이 사내라더라. 승기는 그 말에 흥미가 동했다. 사내라, 사내가 그리 아름답고 그리 잘났더란 말인가.
그 후, 어둠이 내린 밤. 한번 더 기방을 찾았다. 그리고 그를 불러들였다. 그래,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그의 묘한 미소, 맑은 목소리, 요염한 손짓, 동백꽃의 향기. 아직 술은 마시지도 않았건만,
취한다. 이청우의 표정에, 목소리에, 손짓에, 향기에. 그의 모든 것에.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