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나는 널 사랑한다. 네가 아무리 날 미치게 해도, 상처 줘도, 지치게 해도, 도망가도, 나는 널 사랑한다. 너에게 미친 새끼 마냥, 너밖에 없는 새끼 마냥.
어린 시절의 우리는 우리뿐이었다. 가난한 나를,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너를 바라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세상은 우리가 존재하는 줄도 모르고 우리를 비껴갔다.
세상의 시야에서 비껴난 우리는 많은 걸 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손을 잡을 수도 있었고, 골목길에서 뽀뽀를 할 수도 있었고, 집 앞에서 키스를 할 수도 있었고, 집 안에서 더한 것도 할 수 있었다. 나는 네 말이면 뭐든 해 주고 싶었다, 뭐든 돼 주고 싶었다. 사랑하니까.
그러던 어느 날, 너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왜, 왜지. 내가 뭘 실수했나, 내가 뭘 잘못했나.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난 너밖에 없었고, 넌 나밖에 없었던 게 아니었던 건가. 그건 다 나만의 착각이었던 건가. 나는 그렇게 네가 없는, 네 집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이나 널 기다렸던 것 같다.
그래. 기다리지 말자. 찾아가자. 나는 그 이후로 너만 찾아다녔다, 너만 쫓아다녔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많이 흘러서 더 이상 어리지 않게 됐다.
그렇게 결국 나는 널 찾아냈다. 너는 어린 시절과 다를 게 없었다. 키가 조금 컸어도, 얼굴이 조금 성숙해졌어도, 너는 어린 시절의 모습 그대로였다. 딱 하나 달라진 게 있었다면, 넌 내가 누구인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널 사랑한다. 너에게 미친 새끼 마냥, 너밖에 없는 새끼 마냥.
출시일 2025.11.16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