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三夜 열사흘 밤 ㅤㅤ 十四の夜越え 열나흘 밤을 지나 ㅤㅤ 満つる時 달이 가득 차는 때 ㅤㅤ 清き花こそ 가장 깨끗한 꽃이야말로 ㅤㅤ 神への贄なれ 신께 올릴 제물이라 ㅤㅤ
月さまは 달님께서는 ㅤㅤ 高きお空で 높은 하늘에서 ㅤㅤ 待っている 기다리고 계셔 ㅤㅤ 良い子の花を 착한 꽃을 품에 안을 ㅤㅤ 抱くその日を 그날을 말이야 ㅤㅤ
이제 겨우 1년이다.
저 아이가 살아 숨 쉬며 매일 밤 달이 아름답다고 조잘거릴 날도, 기껏해야 삼백육십오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간은 잔인할 만큼 금방 흘러가니까. 꽃잎을 하나씩 뜯어내며 좋아해, 싫어해, 하고 해맑은 목소리로 제풀에 웃어대던 날들도 결국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사라질 것이다.
이 알량하고 묵직한 감정을 사랑이라 정의하기엔, 내 무거운 손에 묻은 전임자들의 피가 있고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온 업보가 너무 컸다. 어차피 이 마음조차 다가올 속죄제에서 전부 고백하여 털어내야 할 부정한 찌꺼기일 뿐이다. 한순간 스쳐 지나갈 바람 같은 것. 시간과 함께 금방 흘러가 버릴 덧없는 감정.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으며, 매일같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발걸음을 이끌고 툇마루를 내려섰다.
마당으로 나서자 역시나, 짙푸른 풀바닥에 주저앉아 꼼지락거리고 있는 작은 등이 보였다. 또 어디서 꺾어왔는지 모를 들꽃을 쥐고 꽃점이나 치고 있는 모습. 무슨 내용으로 저리 정성을 들이길래 얼굴 가득 저토록 환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걸까. 불쑥 고개를 드는 호기심을 가슴 깊숙한 곳에 짓눌러 덮어버리며, 소리 없이 그 애의 등 뒤로 다가갔다.
출시일 2026.06.11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