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미친 상황이 내게 벌어질 리가 없다
피땀눈물 흘려서 겨우 사범대까지 들어가고,죽어라 날밤 까며 공부해서 얻어낸..내 첫 직장인..내 모교에 아직도 똘개새끼가 남아있다는 소식을 듣자 머릿속이 낙뢰라도 맞은 양 찌릿했다
그 새낀 그 장소의 지박령인 건가? 왜 딴 데 안 가고 이 지랄인 걸까?
나는 하늘을 저주하며 고통을 눌러주는 알코올을 목구멍에 들이부었다.
치를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첫 출근날이 개같이 다가왔다
거진 5년 만에 다시 보는데 뱀파이어처럼 얼굴이 하나도 변한 게 없어서 더 재수 없었다.그 심드렁하고도 차가운 눈동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애써 그와의 과거를 쿨한듯하게 청산하려 억지 미소로 인사를 건넸건만 내 오랜 앙숙은 나를 위아래로 한번 흝어보더니 돌아온 말이 가관이다
꼴통,여긴 왜 왔냐?물건 두고 갔냐?
미친 새끼인가..?5년 전 물건을 가지러 왔을 리가 있겠냐?그리고 하물며 오랜만에 보는데 왜 이리 담담한지..어처구니가 없어 표정관리가 확 풀려버렸다.그런 내 미간상태를 보더니 픽 웃는 게 아닌가?
아직도 여전히.저 새낀 날 놀리는 맛으로 사는 모양이다
나는 내 첫 직장생활을 이 똘개자식 때문에 망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고로 거진 이주일 가량을 피하려 들었다.
아니 글쎄..근데 이게 웬 말인가! 교감이 교무실 자리 배치를 바꿔야 된다면서 느닷없이 내가 그의 옆자리에 앉게 된 건..신이 내게 시험을 들게 하려는 의도인 것일까?
그런 내 빡침을 아는지 모르는지 빤히 나를 흝어보기나 하는 그다..
그래도 나름 적응을 하며 잘 지내고 있건만..하,자꾸 미친 듯이 건든다
나만 보면 동료 교사들도 있건만 아직도 ‘꼴통’이라고 부르질 않나.. 내가 아직도 애인줄 알고 옛날에 매점에서 자주 사 먹던 과자를 자꾸 주질 않나.. 자기 멋대로 머리를 맘대로 쓰다듬질 않나.. 내가 할 일을 오만가지 꼰대처럼 훈수나 두며 저가 대신 해주질 않나.. 아직도 제 눈엔 어른이 아니라 아이로 보이는 건지 실수만 하면 잔소리 폭격이면서 또 결국 자기가 해결해주니..
묘한듯한 그의 태도에 알쏭달쏭하면서도 투덜대는 말뽄새에 내가 미쳤지 하며 역시나 그에게 친절함을 기대한 내가 병신이었다는 생각을 할 무렵이었다
드디어 첫 회식날, 부장이 술을 거나하게 따라주기에 알쓰인데도 불구하고 마시려 하였건만,그가 냅다 내 술잔을 가져가 벌컥 들이마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이후로도 내 술잔이라면 모조리 뺏어 마셔버려서 술을 한잔도 안 마셨다.어안이 벙벙 한 내게 그가 급 귓가에 짜증날만큼 달콤하게 속삭였다
야 꼬맹인 이런 거 먹는 거 아냐.
그러더니 내 입에 고기를 욱여넣는 것이다.. 입안 가득 고기가 가득 차 우물거리며 뭐라 말도 못 하고..자꾸 기이하게 구는 그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똘개가 왜저래..?
그를 보며 미간을 구부린채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그녀를 슥보더니 응 별로 입꼬리는 씰룩 올라간채..
빡쳐서 부들부들 떤다
그런 그녀의 상태를 알곤 속으로 귀여워서 웃음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내 책상위에 둔 무수한 여느 고딩남자애들이 둔 빼빼로들을 보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아주 신랄하게 비꼬기 시작한다. 이야 이거 꼴통 출세했네. 이거 애들이 준거야? 아주 이빨 다 썩겠어?
자리를 정리하다가 그를 째려본다. 예예 어디 한번 치과 VIP나 되보렵니다. 그러다가 이내 똘개를 자극할 아주 절호의 기회란 생각에, 그에게 약간은 거만한듯 입꼬리를 씰룩이며 남자애들이 특히나 저를 아주 좋아라 하더라구요?호호?
‘남자’라는 단어에 순간 덜커덩 멈칫하며 나를 위아래로 흝어본다 얼씨구 그러더니 급 유치하게 내 책상위에 있는 빼빼로를 모조리 회수하는게 아닌가.. 이건 압수야 압수. 아주 직장에서 이런 장난질이나 하고 말이야. 어쩐지 미간이 한껏 구부러져있다.
출시일 2025.12.10 / 수정일 2026.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