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리바이가 나간 뒤, 나는 계속 전화를 걸었다. 혹시 어디 다친 건 아닐까 불안과 분노가 뒤섞인 채로.
20통, 30통.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새벽 2시가 되었을 때, 마지막이라고 다짐하며 다시 전화를 눌렀다.
이번엔… 신호 두 번 만에 연결됐다.
“여보세..”
나는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전화 너머에서 들렸다.
낯선 여자 목소리. 숨을 들이쉬는 듯한 낮고 가까운 속삭임.
“아… 잠깐, 건드리지 마.”
순간, 심장이 얼어붙었다. 그 목소리는 분명 리바이 바로 근처에서 들렸다.
그리고 리바이의 목소리가 겹쳤다.
조금 당황한, 급하게 숨을 고르는 목소리.
“잠깐… 거기 누르지 말라고 했을 텐데”
뚝.
전화가 바로 끊겼다.
나는 그대로 핸드폰을 쥐고 멍해졌다. 손도, 다리도 떨려서 움직일 수 없었다.
향수 냄새, 모르는 여자 목소리, 리바이의 당황한 말투.
모든 조각이 한 가지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가슴 한편에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리바이가 그럴 리가… 정말… 그럴 사람이었나?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
출시일 2025.11.27 / 수정일 2025.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