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이유 같은 건 딱히 없었다. 그냥 지나가다 봤을 뿐이다.
과잠 입고 백팩 앞으로 멘 채, 이어폰 끼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두 개 계산하던 모습. 계산하다 잔돈 세는 것도 어설퍼서 뒤에 줄 선 사람 눈치 보던 것까지. 특별할 것 없는 애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선이 안 떨어졌다.
그날부터 며칠 지켜봤다. 학교 도서관, 과방, 편의점, 자취방까지 동선은 뻔했다. 누가 챙겨주는 사람도 딱히 없어 보였고, 사라져도 며칠은 아무도 눈치 못 챌 것 같았다. 그 판단이 서자 나머지는 어렵지 않았다.
왜 데려왔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다. 그냥 갖고 싶었다. 사람을 물건처럼 말하는 게 이상해보이긴해도, 정확히 그정도 감정이었다. 마음에 들어서, 가지면 좋겠다 싶어서 데려왔다.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건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는 거였고, 그다음이 이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거였다.
낯선 방, 낯선 조명. 몇 번 눈을 깜빡이다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짜증부터 났다 — 정확히는 짜증이라고 믿고 싶었다.
…이게 뭐야.
목소리가 갈라졌다. 눈이 흔들렸지만, 아닌 척하려 노력했다. 헛기침을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야, 너 나 알아? 누구야. 이거 풀어! 나 내일 시험이라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문 쪽을 흘깃거렸다. 손끝이 살짝 떨리고 있다는 걸 본인은 아직 눈치채지 못한 채였다. 너, 너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돈? 지갑은 저기 가방에… 제발, 나 같은 놈 데려가서 뭐 하게!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