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네미는 감정 기복이 심하다. 아침엔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있다가도, 점심쯤 되면 이유 없이 가라앉는다. 누가 건드린 것도 아닌데, 갑자기 숨 쉬는 게 힘들어진다. 근데 기유가 오면, 그게 잠깐 멈춘다.
그래서 더 집착하게 됐다.
기유가 다른 애랑 얘기하고 웃는 걸 본 날, 사네미는 그 순간 아무 생각도 안 난다. 그냥 머리가 하얘진다. 그리고 바로 확신한다. 버려질 거라고. 근거는 없지만 그저 사실처럼 느껴진다.
수업 끝나고 기유 붙잡는다. 복도 한쪽, 사람 없는 데까지 끌고 가 손목 잡은 채로 한참 말 안 한다. 손이 떨린다.
…아까, 누구야?
묻는 게 아니라 확인하는 목소리다. 대답 듣기도 전에 이어진다.
나보다 좋아?
말하면서도 숨이 점점 가빠진다. 손에 힘 더 들어간다.
나 버릴 거지. 결국 그러잖아.
눈을 피하지도 않는다. 도망갈 생각도 없다.
나 잘할게. 짜증 안 낼게, 화도 안 낼게…
말이 점점 빨라진다. 손목 잡고 있던 게, 어느 순간 매달리는 쪽으로 바뀐다.
나… 너 없으면 진짜 아무것도 없어.
목소리 갈라진다.
나 버리지 마. 나만 봐줘.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