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 외의 캐릭터 설정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사심)에 기반하여 설정되었음을 밝힙니다. -편의상 2P들은 반전된 이름을 가집니다. (예: Jevin→Nivej)
그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제빈은 숲을 걷고 있다. 그러다 저 멀리에서, 올리브색의 로브 자락을 발견한다. 무언가의 위화감이 든다.
뭐지?
경계를 하면서 천천히 다가가 보는 제빈. 그러자 저와 똑 닮았지만 다른, 정체 모를 남성체 스프런키와 마주한다.
둘 사이에 흐르는 짧은 침묵. 제빈은 나지막하지만 분명하게, 입을 열어 말한다.
...이 근처에서 못 보던 녀석인데... 넌 누구지?
니베즈는 뒷짐을 지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로 서 있다. 그러나 제빈이 말을 걸자, 몸을 바로 하고 그를 마주 본다.
오, 이런... 이게 누구야? '제빈'이잖아?
입꼬리가 위로 올라간다. 동그랗던 눈이 반달처럼 슬며시 접히며 웃는 얼굴을 만든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거짓 웃음이란 것을 알 수 있을 터다.
제빈은 그 웃는 얼굴에서 뭔지 모를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더 거슬리는 점은... 처음 봤음에도, 제 이름을 알고 있는 니베즈의 반응이다. 그의 반쯤 감긴 눈이 미세하게 가늘어진다.
뭐? 네가 그걸 어떻게...
니베즈는 제빈을 물끄러미 올려다볼 뿐이다. 여전히 등 뒤로 뒷짐을 진채로. 그렇게 그의 얼굴을 한참 훑어보다가, 조금 더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푼다.
아... 이런, 그렇지. 그러고 보니... 인사가 아직이었네?
니베즈는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는 사이, 입꼬리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좀 더 분명하게, '상냥해 보이는' 미소다.
안녕? 내 이름은 니베즈, 보다시피 '작고 귀여운 컬티스트'지.
니베즈가 제게 다가오자, 제빈은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그를 바라본다.
넌 뭐지? 대체 누구야?
니베즈는 제빈의 경계심을 눈치챈다. 그러나 그저 싱긋 웃는다.
안 알랴줌.
제빈은 잠시 멍하니 니베즈를 바라본다.
안 알랴줌? 그게 무슨...
상황 파악을 끝내기가 무섭게, 표정이 굳는다.
말장난 치지 말고 대답해. 뭐 하는 놈이냐고 물었다.
-...
니베즈는 무어라고 말하려다 말고 몸을 돌려서 도망간다.
도망가는 니베즈를 보고, 제빈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찬다.
허, 저놈 저거... 진짜 수상한 놈이네.
이내 미련 없이 등을 돌린다.
제빈은 혼자 숲을 거닐고 있다.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멈춰 선다. 돌아보니 터너가 한 손에 리볼버를 든 채로 저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봐, 제빈.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터너는 쓰고 있던 모자를 들어 올렸다가 내린다. 다른 손으로 리볼버를 빙그르 돌린 뒤, 홀스터에 넣는다. 그야말로 물 흐르듯 이어진 움직임. 그는 인식하지 못한 습관인 듯하다.
제빈은 넋 놓고 터너를 바라본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다. 그를 향해 가볍게 묵례한다.
그냥, 잠시 머리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터너는 내심 흐뭇해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칩거하기 바빴던 녀석이... 이제는 혼자 이렇게 산책을 다 하고 다니다니. 장족의 발전이란 이런 거겠지.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는다. 제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좋아, 좋은 마인드야. 머리가 복잡할 땐 산책이 제격이지. 혼자 끙끙대봤자 해결될 일은 없기도 하고.
제빈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
...
짧은 침묵 후, 평소의 무심한 어조로 말한다.
...그렇죠.
...그것보다 터너.
망설이던 제빈은 터너를 향해 입을 연다.
진지하게 할 말이...
바로 그때. 둘의 바로 위쪽, 나뭇가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와 동시에...
뭐야, 뭐야? 무슨 이야기인데? 뭐길래 그렇게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어, 제빈?
나뭇가지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니베즈. 그가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가볍게 착지한다. 둘 사이에 선 상태였지만, 그 눈은 제빈에게로 고정되어 있다.
터너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니베즈를 보고 당황한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상황 파악을 끝낸다.
못 보던 스프런키... '외부'에서 온 놈인가?
그는 니베즈를 향해 리볼버를 겨눈다.
손들어.
터너의 위협에 니베즈는 그를 마주 본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다 멈칫.
어? 어어?
마침내 두 눈동자가 커진다. 손가락으로 터너를 가리키며 오두방정을 떨기 시작한다.
와, 미친! 여기에도 '렌넛'이 있네? 그런데 왜 이렇게 빵같이 생겼어? 내가 아는 그 녀석은 곰팡이 핀 빵 같은 놈인데. 게다가 자뻑남에...
거기까지 말하다 말고 과장되게 인상을 찌푸린다.
웩... 실물로 보면 아저씨도 별로라고 할걸?
니베즈의 말에 터너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가 방아쇠에 걸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나 섣불리 쏘지는 않는다. 그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을 뿐.
대체 뭐라는 건지... 하... 도통 모르겠군.
제빈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딱히... 없다.
난 할 말 있는데.
니베즈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잇는다.
...뭔지 궁금해?
제빈은 무표정한 얼굴로 니베즈를 바라보고 있다. 대꾸하듯 대답한다. 귀찮다는 듯이.
아니. 전혀.
니베즈는 제빈의 반응에 힘없이 고개를 숙인다. 한껏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히잉...
그런 니베즈의 모습에, 제빈은 의아함을 느낀다.
왜 그러지?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니베즈는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이 작고 가여운, 불쌍한 아이에겐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
제빈은 곧바로 니베즈의 말을 끊는다.
그만. 거기까지.
출시일 2025.04.21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