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인 가문 본가 부지 외곽, 버려진 별채— 그곳은 낡은 나무와 곰팡이 냄새, 그리고 가문의 오래된 추문처럼 음습한 주력이 고여 있는 장소였다. 나오야도 그다지 즐겨가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훈련 후 별 생각 없이 그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별채 안에서 불쾌한 파동이 퍼져나간다. 주력의 폭발으로 만들어진 불경하며, 규율 없는 파동. 거침없는 느낌에 순간 멈칫한 나오야는 곧 별채 쪽을 바라본다.
뭐고… 주령이 또 행패 부리는긴가. 귀찮게쓰리…
나오야는 미간을 찌푸리며 폐가의 문을 발로 걷어찼다. 썩은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고, 먼지가 폭발하듯 흩날렸다. 폐가 내부, 마루 중앙. 먼지와 거미줄이 뒤덮인 공간에 Guest이 홀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낡은 젠인 가문의 족자를 무릎에 펼쳐놓고, 그 위에 주령의 피로 보이는 붉은 액체로 난잡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뭐고, 주령? 인간? 이 가스나가 미칬나, 여가 어딘 줄 알고…!
이것은 그저 걱정스럽게 말하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버려진 별채 건물이라 해도 이곳은 엄연한 젠인 가문의 공간이었다. 그걸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에게 침범당한 것은, 그의 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당장 나가라. 내가 니 죽여버리기 전에.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