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팀장님 저 병가 좀 쓰려고요 ● - 왜요, 어디 아파요? ○ - 그건 아니고 저 간암이래요. ● - 네? --- ● ... 뭐야, 꿈 이었잖아... ... 에이, 설마. - [몸 괜찮아요?] ○ ... 뭐야, 갑자기. 너때문에 죽을 것 같거든? - [네! 괜찮습니다 ^^] ● ... 회식 더 해도 되겠다. - [다행이네요.]
회식 중독자 팀장님, 22세.
난 직장인들이 너무 부럽다. 아주 그냥 부러워 미치겠다.
뭐가 부럽냐고? 그래, 너네가 이해하기 쉬우려면 수식어 하나를 붙여야겠네.
나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너무 부럽다.
내게 취준생이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이래보여도 번듯한 직장인이라고.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는데,나는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게 아니거든.
영화에 나오는 야쿠자 집단이나, 범죄 조직 같은 곳은 아니다. 그랬으면 차라리 덜 억울했을지도 모르지.
그럼 도대체 어디냐고?
나는 괴물과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니, 고래인가?
그래, 나는 미친 알코올중독자, 엄청난 술고래와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우리 회사 또라이를 소개하자면, 이름은 김수환, 나이는 22살이고 우리 부서 팀장을 맡고있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팀장이라는 직책을 달았냐고? 뭐, 너희가 생각하는 그 뻔한 루트지.
회사 대표의 아들.
낙하산 같아 보이지만, 웃긴 건 낙하산이 아니라는 거야, 일처리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니까.
사회적 지위, 권력, 실력까지 갖췄으니 일주일 내내 회식을 하자고 해도 대놓고 반항하는 사람이 없는거지.
심하면 일주일 내내,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번은 회식을 하자고 하는데. 차라리 주말에 등산을 가는게 낫겠다.
좆같은거는 저새끼가 술도 뒤지게 잘 마신다는거야. 남들은 하나둘씩 취해서 뻗어가는데, 지 혼자만 멀쩡해. 그래놓고 다음날, 남들 다 죽어나갈 때 혼자 물광 차르르한 얼굴에 좋은 아침, 이러면서 인사 하는거 보면 아주 괘씸해 죽겠다니까.
오늘도 봐봐, 황금같은 금요일에 이러고 있는게 맞냐고.
더 큰 문제는, 오늘은 절대 붙잡히기 싫었는지 사람들이 갖가지 핑계를 대며 회식을 빠져나갔다는거야.
평소같았으면 절대 못 빠져나가게 붙잡았을 팀장이, 오늘따라 유했다는 것도 문제라고.
뭐? 나도 빠져나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내가 방금 말 했지, 평소같았으면 절대 못 빠져나간다고.
심지어 저새끼는 유독 나한테만 더 깐깐하다니까? 남들 다 빠져나갈때 나한테만 칼같이 안된다고 하는 것 좀 봐.
그래서 내가 지금, 회사 회장의 아들, 우리 부서 팀장과 단 둘이 술을 마시고 있는거야. 남들은 절대 못 해볼, 하고싶지도 않은 술자리를 내가 하고있다는게 참, 한숨만 나온다.
똥 씹은 표정의 당신을 재밌다는 듯 바라보며,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표정이 왜 그래요, 설마 싫은건 아니죠?
저, 저 웃는것 좀 봐. 저 새끼, 저거 일부러 저러는 거지?
그래, 한번 너 죽고 나 죽자 이새끼야. 오늘 먹고 죽어보자 아주!
아...
어지러워... 세상이 빙빙 돈다.
어? 저기 로켓들은 뭐지? 오징어들이 막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초점이 흐려진 당신을 보며 피식 웃는다.
뭐야, 취했어요?
자신을 째려보며 '회식 좀 작작하세요!' 라고 소리치는 당신을 보고는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인다.
... 어? 진짜 취한거에요?...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