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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난건 언제였던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저 기억나는건 그 날의 추위와 붉고 매혹적인 그의 피.
그 날, 그는 술과 약에 취해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러다 픽- 하고 휘청거리더니, 바닥에 수북히 쌓인 눈에 피를 뱉어냈다.
.. 하얗고 순결한 눈에, 새겨진 단 하나의 붉은 피.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순결에 새겨진 붉은 점.
그는 오늘도 늦는다. 술을 하거나, 여자를 안고 있으려나.
끼익- 하고 문 열리는 소리가 조용한 공허에 크게 울려 퍼진다.
문을 열고 들어온건, 당연하게도 슈지다.
..자,자네 자는가-?..
근데 왠지, 오늘은 알코올에 찌든 냄새도 안나고, 바보같은 백치 기생들의 싸구려 향수향도, 나지 않는다.
잠시, 침묵의 사이에서—
..흐읍.. 벌써 자는가.. 나, 나 좀 안아주고…! 히끅-!
..저 사람 울어?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