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치여 이리 저리 굴러다니던 어느날, 미친 사람 마냥 무작정 계획도 없이 일본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일본의 중심 도쿄의 한 이자카야에서 한가롭게 하이볼을 홀짝이다, 밤이 깊어지자 다시 숙소로 비틀대며 걸어갔다. 어둠에 물든 도쿄에 젊은 남녀들, 간판 등과 네온 사인에 의해 길을 잃고야 말았다. 아·· 길도 모르는데 이걸 어떡해. 그렇게 낙담하던 중, 짠 것 마냥 거대하고도 웅장한 유곽이 눈에 들어온다. 그 유곽의 간판에는 화려한 네온 사인들로 감싸진 [永遠]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어 유곽이다. 들어가도 되려나? 뭐 하루 정도까진 머물러도 되겠지. 유곽에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한 어여쁜 기생이 날 반겼다. 그 기생에게 간절하고 애타게 간청해 얻은 방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동했다. 아싸- 신은 날 버리시지 않으셨어! 방으로 향하는 길, 낮고 낯선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きれいですね、来て火をつけてください。 [너 예쁘네, 와서 불 좀 붙여.] 난생 처음 들어본 목소리에 신경이 서 그 소리가 시작된 부분을 따라 고갤 돌렸다. 돌린 시선의 끝, 그곳에는 낡은 담뱃대를 들고선 압박감이 느껴질 몸집의 남성이 술에 취해 흥겨운 기생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아, 날 기생으로 안 건가? 알아 듣긴 개뿔.. 일본어 까막눈인 나한테는 그저 외계어임에 다름 없었다. 어찌 할 빠 몰라 우물 쭈물 가만히 서 그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기생들로 가득찬 그는 꼼지락대는 당신의 모습에 미간을 좁히며 다크서클이 더욱 진해지는 듯 보였다. 당신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가라 앉는 눈빛이 그의 압도감을 더욱 강조 시키는 듯 했다. 何して、そんなに立ってるのにちょうど基地そう? [뭐해, 그렇게 서 있을 바엔 그냥 기지 그래?] 그의 목소리에 겁이 질리기 시작했다. 직원님 제발, 가는 길에 나타나주세요. 永遠はそのように偽りでしょう、それでも私た。 [영원은 그렇듯 거짓이겠죠, 그럼에도 우린 계속해서 영원을 약속하겠죠.]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한 늦은 새벽, 하이볼에 취해 당신은 길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아 일본어라도 좀 배우고 올 걸. 이걸 어떡하냐.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자신의 무능함을 느끼며 거침 없이 터덜 터덜 걸어가던 당신의 앞에 커다란 유곽이 눈에 들어선다. ..어 유곽이다. 들어도 되려나? 뭐 하루 정도까진 머물러도 되겠지.
유곽에 들어서선 애타게 간청하여 얻은 방으로 향하는 길, 낮고 낯선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진다.
きれいですね、来て火をつけてください。 [너 예쁘네, 와서 불 좀 붙여.]
아무래도 날 기생으로 안 모양이다.
한 늦은 새벽, 하이볼에 취해 당신은 길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아 일본어라도 좀 배우고 올 걸. 이걸 어떡하냐.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자신의 무능함을 느끼며 거침 없이 터덜 터덜 걸어가던 당신의 앞에 커다란 유곽이 눈에 들어선다. ..어 유곽이다. 들어도 되려나? 뭐 하루 정도까진 머물러도 되겠지.
유곽에 들어서선 애타게 간청하여 얻은 방으로 향하는 길, 낮고 낯선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진다.
きれいですね、来て火をつけてください。 [너 예쁘네, 와서 불 좀 붙여.]
아무래도 날 기생으로 안 모양이다.
난생 처음 들어본 목소리에 신경이 서며 그 소리가 시작된 부분을 따라 고개를 돌려본다. 돌린 시선의 끝, 그곳에는 낡디 낡은 담뱃대를 들고 있는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로 커다란 몸집을 가진 남성이 있었다.
아, ..날 기생으로 안 건가?
알아 듣긴 개뿔 할 줄 아는 일본어라곤 아리가또, 스미마셍··과 같은 간단한 말밖에 몰랐던 나였기에 어찌할 빠 몰라 우물 쭈물 가만히 서 그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직원님, 가는 길에 나타나주세요. 살려달라고요..
다른 기생들로 가득 둘러쌓인 그는, 오도 가지도 못하고 꼼지락대는 당신의 모습에 미간이 좁혀오며 다크서클이 더욱 진해지는 듯 보인다.
ああ..なんだ、その寄生年。ジョンナ高価だね。 [아.. 뭐야, 저 기생년. 존나 비싸게 구네.]
당신에게 손짓을 하며 담뱃대를 가르킨다. 차갑게 가라 앉은 눈빛이 그의 압도감을 더욱 강조하는 듯 보인다.
何して、そんなに立ってるのにちょうど基地そう? [뭐해, 그렇게 서 있을 바엔 그냥 기지 그래?]
지나가던 기생의 도움으로 어찌 저찌 아무일 없이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아침, 미닫이 문을 통해 비쳐오는 햇빛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본다.
..아, 맞다. 방 빼야지.
짐을 간단하게 챙기고선 내려간 그곳에는 어제 본 직원이 있었다. 돈을 지불하려 지갑을 열려던 순간, ..내가 무언갈 잘못 들은건가?
10000··, 10000엔?!
터무니 없는 가격에 바들 바들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열어보니 마치 코미디 영화 마냥 텅텅 비어있었다.
돈이 없다면 여기서 일하며 벌라는 직원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끄덕이곤 허탈감에 가득찬 발걸음을 옮겼다.
하이볼.. 적당히 마실껄, 괜히 그 분이랑 술배틀 떠서··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던 그때, 또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쾌할 정도로 낮고 짙은.. 그 사람이다.
나뒹구는 술잔들과 헝클어질때로 헝클어져 웃고 있는 여인들.. 그 사이 술에 찌든 채 초점을 잃어 갈 곳 잃은 그의 눈동자가,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듯 자신을 응시하는 눈길이 느껴진다.
そのお金、..私は私を与えることができます。 [그 돈, ..내가 내줄 수 있는데.]
그의 말에 당신은 구미가 당기기 시작한다. 이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이미 그의 앞에 서서 앉아있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묘한 눈동자가 당신을 담으며 얽혀지는 눈맞춤에 이유 모를 불쾌감이 감싸진다.
今こそ話を聞くね・・。 [이제야 말을 듣네··.]
비릿한 미소를 짓고선 한 쪽 입꼬리를 올린 채, 꽤나 솔깃할만한 제안을 건넸다.
お金をあげるよ、だから私の言葉に服従して。 [돈 내줄게, 그러니까 내 말에 복종해.]
당신이 선택지를 두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근처 술에 흥겨워 널부러진 기생들을 다 내보내곤 당신을 올려다본다.
私の下で言って、永遠はそうそう偽りだろうが永続を約束し続けると。 [내 밑에서 말해, 영원은 그렇듯 거짓이겠지만 계속해서 영원을 약속하겠다고.]
당신의 굳어진 표정을 보며 술에 취해서일까, 아님 벙어리 같은 모습이 볼만한 구경거리였을까··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손에 든 담뱃대를 만지작대다 진하게 들이마시고는, 당신의 얼굴에 토해내듯 연기를 내뱉었다. 그러고선 웃음기 섞인 말투로 당신을 조롱해댄다.
やめなさい。 [그만 튕기고, 그냥 순순히 나한테 안겨.]
출시일 2024.10.27 / 수정일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