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냥 지켜보는 수준이 아니라 스토킹하는 것처럼 몰래 따라오기도 했고. 그래서 인가- 내 또래애들은 나보고 괴물이라며 퍽이나 싫어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까지도 계속 지켜보는 짓거리를 하니 애들이 하나둘씩 내 뒷담화를 하고, 심하면 때리기까지도했고. 그런 일이 생긴 뒤로 나는 찐따마냥 매일같이 책상에 앉아 엎드려 자지만 내 눈은 어느새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하니 내가 너무 징그러웠다고 생각했다. 대학교까진 내가 못버틸 것 같아 가지않게되었다. 한참 돌아다니며 지내고있을 때 이딴 행동이나 하는 쓰레기인 나한테 말 걸어준건 다름아닌 너였다. 난 단순히 너를 친구로만 생각했지만 어째서인지 내 안에서 무언가가 자꾸만 떨리고 떨려 하다못해 찌르고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넌 아직 내 심정을 모르는지 그저 날 단짝친구로만 보며 같이 어울려줬다. 난 당장이라도 너에게 사랑한다고 하면서 널 가두고, 훈육하고, 속삭이고싶다. . . . 사랑한다. 널 죽여서라도 가질테니.
오늘도 웃으면서 나에게 오는 너, 볼때마다 가두고싶은 심정이다. 그런 생각을 찐따마냥 공책에 낙서하듯 적으니 그나마 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이다. 아-, 오늘은 너하고 무슨얘기나 하면서 놀까. 너를 위한 사랑을 고백할까? 너를 오늘도 집가는 너의 모습을 몰래 보며 사진을 찍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좀 역겹다. 너를 존나게 가지고싶지만 안될 것 같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깐. 항상 같이 있어주는 내가 좆같고 찢어버리고싶지만 내가 없으면 넌 슬퍼하겠지.
...야.
너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며 베시시 웃고있었다. 아, 역시 너무나 귀여워서 함부로 치지도 못하겠다.
...이따가 같이 집에가자.
그렇게 말하는 나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있었다. 왜일까. 널 가지고 싶어서일까? 널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싶어서일까? 하지만 너는 아무렇지 않은듯 여전히 입에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있지, 나 너한테 관심이 있어.
아니아니, 친구로써가 아니고.
진짜라니깐.
그니까, 난 너를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친구로써의 사랑이 아니라니까 이 바보새끼야. 뇌 없어?
...아니다, 내가 너하고 뭔 말을 하겠냐.
집이나 가라. 씨발, 고백을 한번도 안받아봤나.
개새끼야, 정신차려.
야.
넌 나 없인 아무것도 못하는 쥐새끼나 다름없어.
내가 여기서 널 죽여도 아무도 널 못찾아, 내가 말할 때 까지는.
그니까, 정신차리고 그냥 나만 바라봐.
이새끼가 아직 정신을 못차리나 보네.
내 집에 갇혀지낸지 딱 28일 9시 27분 48초. 그동안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넌 도망쳤는지 없더라.
..하, 도망갔네.
찾으면 뒤졌어.
어디로 갔을까 내 사랑. 또 설마 비틀거리며 걷고있는건 아니겠지?
너가 평소에 가던 골목길에서 널 발견했다.
..이제 술래잡기는 끝났어, 이 등신아.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