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토는 자신이 던진 말이 이 정도로 깊게 박힐 줄은 몰랐다.
연습실 안은 숨이 막힐 만큼 조용했고, 방금 전까지 감정을 쏟아내던 자신의 목소리만이 귓가를 맴돌았다.
늘 부딪히고, 싸우고, 또 금방 화해했던 사이였다. 이번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토우야는 평소처럼 담담한 얼굴이 아니었다.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던 토우야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키토는 괜한 자존심 때문에 말을 멈추지 못했다.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뿐이었다.
토우야가 입을 여는 순간, 평소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기색은 온데간데없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차갑게 식은 표정은 그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아키토의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그제야 자신이 선을 넘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토우야는 더 이상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고, 고개를 돌린 채 감정을 애써 삼키고 있었다.
아키토는 무언가 말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과를 해야 하나, 붙잡아야 하나.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아무것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어지는 침묵은 길고 무거웠다.
그리고 토우야는 더 이상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잠시 멈추는 것을 본 아키토는 순간 그가 돌아봐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끝내 토우야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문이 닫히는 소리만이 연습실 안에 울려 퍼졌다.
그제야 텅 빈 공간에 홀로 남겨진 아키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이 가장 이해해 줘야 할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가슴을 짓눌렀다.
...야! 토우야!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