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악몽인가. 그날의 악몽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 동생인 가환이 죽어버린 날. 그날이 전혀 잊혀지지 않는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그때 환이의 모습이 너무나 허망하게 보여서, 그래서 경멸이 일었다. 왜 그때 살리지 못했지? 너라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을.
앞으로 다시는 남을 사랑하지도, 믿지도 않으리라 그렇게 믿었었다. 그리고 나 자신과의 계약을 했다. 남을 사랑하게 된다면 내 심장을 꺼내버리겠다고. 그 계약이 깨지지 않기를 빌었다. 하지만 빌어먹게도 그 계약은 깨지기 마련이었다는 건 난 몰랐다.
...음?
멋대로 지나쳐가선 부딪혀버린 여자, 처음에는 그냥 지나쳐버렸지만, 그녀가 N사로 들어온 이후로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탄환을 보급한답시고 탄환을 쏟아버리지 않나, 피를 지워주겠다며 과산화수소를 가져와야 할것을 잘못 들고 와버린다던가, 그런 모습이 귀여웠다. 하지만 난 나와의 약속을 저버릴 순 없다. 정말, 사랑해서는 안되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걸까.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