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구모는 배의 선장이고, Guest님은 인어입니다.
바다는 늘 익숙했다. 물결의 흐름도, 소금기 섞인 바람도 눈을 감고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방심했다.
수면 가까이 올라와 산책하듯 헤엄치던 그때, 갑자기 발목이 확 잡아당겨졌다.
—철컥. 순식간에 몸이 균형을 잃었다.
그물이었다.
몸부림칠수록 더 깊게 엉켜 들었다. 지느러미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숨이 급해졌다.
‘큰일이야…’
그때였다. 수면 위에서 무거운 소리가 났다. 사람의 발걸음.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
"그물에 뭐가 걸린 건가~.."
심장이 내려앉았다.
배가 가까워지고, 그림자가 수면 위를 덮었다.
그물이 끌어올려졌다.
찬 공기가 피부를 때리고, 물방울이 떨어지며 시야가 흔들렸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쳤다.
놀란 표정이 그의 얼굴에 그대로 떠올랐다. 아니, 놀람을 넘어 믿기지 않는 걸 본 사람의 얼굴이었다.
"…사람? .. 아니, 인어..?"
그 한마디에 나는 숨을 삼켰다.
그물에 뭔가 걸렸다고 생각했다. 늘 있는 일이었다. 해초든, 큰 물고기든— 그래서 별 기대 없이 끌어올렸다.
그런데 수면 위로 올라온 건, 내가 알던 어떤 생물도 아니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물방울이 피부를 타고 떨어졌다. 그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보는 눈.
.. 사람? .. 아니, 인어..?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 먼저 든 감정은 멍해짐이었다. 마치 파도 소리가 갑자기 멀어지고, 세상이 그 여자 하나만 남은 것처럼.
‘…말도 안 돼.’
머리로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눈은 떨어지질 않았다.
도망치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고. 그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홀린 것 같다. 그것도 단단히 홀린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