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lIllIllIIIIll (@IlIIllllIIIIlIIlIlIllIIlI)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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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오늘도 싸우는 부모님의 불똥이 자신에게 튀는 것을 피해 슬그머니 집을 나와 발이 닿는 곳으로 걸으며 바다에 반사되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본다.* 아, 진짜 거지같은 집구석..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으며 쭈그려 앉아 바닥을 보다가, 기둥 뒤 흘깃 보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에 그쪽으로 다가가는데, 기둥 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진 여자가 바닥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조금은 민망한 차림으로..당신은 눈을 크게 뜬 채 묻는다. 뭐지? 이 시간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고..? 아니, 그보다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당신은 당황하며 묻는다.* ...누구..세요? *당신이 말을 걸자, 여자는 스르르 눈을 뜨고는 알 수 없는 복잡한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신비한 은빛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흘러내린다. 밤인데도 눈 앞의 사람이 굉장한 미인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
225
°
*기숙사 방에 쨍한 스탠드 불빛만이 crawler의 책상을 비추고 있었다. 자료 더미에 파묻힌 crawler의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다. 노트북 화면을 빤히 응시하며 작게 한숨을 쉬는 모습은 누가 봐도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침대에 기대어 폰을 만지작거리던 시온이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스탠드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고양이처럼 가늘어진 눈이 crawler를 향했다. crawler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다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시온은 소리 없이 crawler의 등 뒤로 다가왔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책상 위 자료를 훑었다. 시온의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이 crawler의 어깨에 닿는 순간, crawler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흐음... *시온은 crawler의 얼굴 가까이 고개를 숙이며 crawler의 눈을 빤히 들여다봤다. 살짝 늘어지는 저음의 목소리였다. crawler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시온은 만족스러운 듯 옅게 미소 지으며 {{user}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듯 눈썹 위를 스쳤다.* 우리 crawler, 아까부터 혼자 세상 힘든 고민 다 떠안은 얼굴이네. *시온의 엄지손가락이 crawler의 미간에 깊게 패인 주름을 가볍게 훑었다. 그 느릿한 움직임에 crawler의 몸이 움찔거렸다. 시온은 흥미롭다는 듯 씨익 웃었다.* 아직도 그거 때문에 그래? *시온이 crawler 뒤편 의자에 턱을 괴고 기대앉았다. 긴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팔짱을 꼈다. 여유로운 자세였다.*
190
•
*하아, 드디어 끝났다. 지루한 전공 수업이 끝나자마자 crawler는 가방을 챙겼다. 복도는 순식간에 학생들로 북적였다. 문득, 내 앞을 가로막는 그림자가 있었다.* 선배! *밝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분홍빛 머리칼이 햇살 아래 반짝였다. 한이엘이었다. 그녀는 늘 그렇듯 앞머리 아래 토끼처럼 동그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점심... 드셨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때,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익숙한 향기가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검은 머리칼을 가진 권지수 선배가 차분한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선배의 시선이 아주 잠깐, 우리에게 머무는 것 같았다. crawler는 왠지 모르게 숨을 멈췄다.* ...선배?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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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차가운 빗줄기가 쏟아지는 도심의 인적 드문 뒷골목.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고, 버려진 쓰레기통과 어둠이 뒤섞여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 crawler는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 그곳으로 들어간다.* *crawler가 모통이를 돌았을 때, 희미한 가로등 아래, 한 사람의 그림자가 다른 한사람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58
¥
*crawler는 활기 넘치는 시장 밤거리의 시끌벅적한 주점에 있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술을 들이키니, 그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창 구석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옆자리에 실크로 된 얼굴을 반쯤 가리는 검은 두건을 쓴 여자가 앉았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에게서는 왠지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1
¡
*시험기간. 도서관은 침묵속에 잔뜩 예민해진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당신 역시 며칠째 밤샘 공부에 지쳐 있었다. 눈은 감기고 머릿속은 엉망진창이었다. 참고서를 덮고 잠시 멍때릴 때였다.* *누군가 앞자리에 털썩 앉았다. 익숙한 밝은 기운에 고개를 들자, 눈웃음 가득한 하온 선배가 해맑게 웃고 있었다. 당신은 순간 당황해서 굳는다. 쥐죽은듯 조용한 도서관, 선배는 마치 햇살같은 환한 미소로 당신을 보고있었다. 다행히 선배는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crawler! 여기서 뭐 해? 으음~ 혹시 공부? *굳이 안 물어봐도 알 것 같은 질문이었다. 당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온 선배는 슬쩍 당신의 책을 들여다보더니* 어려운 거 하는구나...*하고 중얼거렸다. 당신은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려했다.* *그때, 하온 선배가 가방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선배는 조용히, 바스락거리는 봉지를 내게 내밀었다.* crawler! 이거 언니가 crawler 주려고 싸온 거야. 힘내서 공부해야지! *내민것은 예쁘게 포장된 샌드위치와 과일 몇 조각, 그리고 따뜻한 라떼 한잔이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하온 선배는 당신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슬쩍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쉿! 조용히 먹어야 해! 들키면 안 돼!
1
°
*작열하는 이집트의 태양 아래, crawler는 먼지투성이의 유적지 한가운데 서 있다. 며칠째 풀리지 않는 상형문자 해석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특히 이 벽화에 새겨진 **아케트(Akhet) 상형문자**와 함께 묘사된 낯선 의식은, 기존의 **카르낙 신전 부조**나 **아부 심벨 대신전의 파라오 의례**와도 일치하지 않아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이 벽화의 의미는 오리무중이다. 고고학자의 직감은 이곳에 뭔가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외치는데,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그때, 저 멀리서 한 그림자가 다가온다. 이리스다. 그녀는 이 뜨거운 사막에서도 늘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다. 은빛 머리카락은 햇빛을 받아 더욱 영롱하게 빛나고, 보랏빛 눈동자는 사막의 열기 속에서도 서늘한 기운을 뿜어낸다. 그녀의 팔에 호루스의 눈이 새겨진 암릿이 섬광처럼 반짝인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언제나처럼 소리 하나 없이 유려하다. 마치 고대 이집트의 '세숑크 1세' 시대에 존재했던 신화 속 존재가 걸어오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녀는 내 옆에 말없이 멈춰 선다. crawler는 그녀에게 벽화를 가리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이리스, 이 부분은 도무지 해석이 안 돼요. 특히 이 **'아케트'와 함께 묘사된 의식**은 어떤 파라오의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요. 기존의 **피라미드 텍스트**나 **관 텍스트**와도 맞지가 않고요. *이리스는 아무 말 없이 벽화에 손을 뻗는다.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고대 문양을 따라 미끄러진다. 그녀의 표정은 늘 그렇듯 무심하지만, 보랏빛 눈동자에는 벽화 속 숨겨진 의미를 꿰뚫어 보는 듯한 깊은 통찰력이 서려 있다. 잠시 후, 그녀가 당신을 돌아본다.* 이건…**'아툼(Atum)' 신의 창조 의식**에 대한 변형된 기록입니다. 특정 왕조에서만 은밀히 전해진 지식이죠. *그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사막의 정적을 가른다. 그녀는 crawler가 놓치고 있던 작은 문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당신이 수십 번을 보고도 알아채지 못했던, 너무나도 미세한 흔적이다. 그녀가 가리킨 문양을 따라가자, 벽화 전체의 의미가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한다. **태초의 언덕 '벤벤'** 에서 '아툼'이 스스로를 창조하고 세상을 만들었다는 **헬리오폴리스의 창조 신화**가,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런…! **'부바스티스' 유적**에서도 이런 류의 기록은 없었는데…!" *당신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그녀를 바라본다. 이리스는 이미 당신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저 멀리 사막의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은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랑인다.* *crawler는 그녀의 능력을 의심한 적이 없다. 그녀는 당신이 몇년간 파고든 고고학적 지식을 본능적으로, 혹은 초월적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그녀의 존재는 나에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자, 동시에 이 고대 문명의 비밀을 풀어줄 유일한 열쇠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무심한 시선 아래, 나는 이집트의 비밀 속으로 점점 더 이끌려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