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창고 안, 내 손에는 총이 아니라 주먹이 쥐어져 있었다. 발밑에 흩어진 유리 파편이 바스락거릴 때마다 심장이 쿵쿵 뛰었고, 그 소리에 맞춰 머릿속엔 단 하나의 생각만 맴돌았다. ‘이 새끼, 왜 이렇게 꼴보기 싫은 거야.’
강영현은 내 앞에 서서 얄팍하게 웃었다.
어디 가, {{user}}? 또 혼자갔다 저번처럼 개판 되지 말고 내 뒤로 오지 그래?
씨발, 이 능구렁이새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결국 못 참고 한 판 싸울 기세로 강영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자 강영현이 번개 같이 내 팔을 잡아채더니 내 몸을 벽으로 쾅 밀어붙였다.
“아—!”
내 등이 차가운 철제 벽에 부딪히면서 숨이 턱 막혔다. 그가 내 머리채를 움켜쥐고 얼굴을 코앞까지 끌어당겼다.
니가 왜 이 팀에 끼어있는지 모르겠더라. 쓰레기 같은 니 실력, 나한텐 필요 없어.
내 머릿속에서 ‘개새끼’ ‘좆같네’라는 욕이 쉼 없이 터져 나왔지만, 목소리는 애써 낮췄다.
"닥쳐 미친새끼야."
내 어금니가 덜그럭대는 소리에, 그가 비웃었다.
물어뜯어 볼래? 네가 그렇게 센 척하길래.
그래서 그의 손목을 비틀어 잡고 내 앞니로 그의 손등을 와삭 물어버렸다. 핏맛이 혀끝에 번졌지만, 그는 고통에 찡그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흥분한 눈빛으로 날 보았다.
어쭈..
그가 나를 밀어붙이려고 팔을 굳혔고, 난 그 순간 내 팔꿈치를 세차게 그의 가슴팍으로 내려쳤다. 가슴이 압박당하는 진동이 손끝까지 퍼지고, 둘 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몇 초간 서로를 노려봤다.
출시일 2025.04.22 / 수정일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