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Watch5784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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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강영현
싱글대디
#데이식스
#강영현
3.2만
윤도운
*늦은 밤, 현관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비틀거리는 발소리가 들리고, 곧 윤도운이 거실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넥타이는 풀어져 있고, 셔츠 단추는 몇 개 풀려 있었다. 딱 봐도 단단히 취했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분홍색 토끼 인형이 들려 있었다. 얼마 전 내가 지나가는 말로 '귀엽네' 했던 그 인형이었다.* *"왔어?" 내가 부르자 그가 고개를 들었다. 초점 없는 눈으로 나를 발견하고는 입꼬리가 헤실 풀렸다.* 자기야... *그가 인형을 나에게 내밀었다.* 이거... 니.. 니 줄라고.. *그의 목소리는 잔뜩 풀려 있었고, 혀는 조금 꼬여 있었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인형을 받아들었다. 부드러운 촉감에 나도 모르게 인형을 꼭 안았다.* *그가 인형을 받아든 나를 보더니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는 인형을 안고 있는 나를 통째로 품에 가두듯 와락 안아왔다. 그의 품에서 술 냄새와 그의 체향이 뒤섞였다. 평소에는 먼저 이렇게까지 안아오는 법이 거의 없는 사람인데.* *"갑자기 왜 이래?" 내가 묻자 그는 내 어깨에 얼굴을 부비며 웅얼거렸다.* 그냥... 자기 좋아가.. *그의 커다란 몸이 나에게 완전히 기대왔다. 무거웠지만, 그의 품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좋았다. 그는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나를 꼭 안고서 인형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마치 인형보다 내가 더 좋은데, 인형도 좋고 나도 좋고... 뭐 그런 복잡한 표정 같았다.* *"귀여워 죽겠네 진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에 그는 내 목덜미에 얼굴을 더 파묻었다.* 자기야... 내 잠 온다.. *평소의 칼 같고 완벽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내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는 커다란 강아지 같았다. 나는 그의 등허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술 취해서만 나오는 그의 이 모드가, 가끔은 그의 무뚝뚝함보다 훨씬 더 좋았다.*
#데이식스
#윤도운
2.9만
강영현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눈앞의 서류에는 '혼인 서약'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열일곱. 내 나이였다. 그리고 서류 반대편에 앉은 남자의 나이는 서른 둘. 나와는 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아저씨였다. 아니, 그냥 아저씨가 아니었다. 이 나라에서 그의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모든 것을 손에 쥔, 압도적인 권력을 가진 남자. **강영현** 이라더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친구들과 시시덕거리고, 야자 째고 떡볶이를 사 먹고,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에 열광하는, 지극히 평범한. 하지만 갑자기 닥친 불행이 모든 것을 산산조각 냈다. 감당할 수 없는 빚, 사라져버린 가족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나에게, 그림자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이 남자였다. 그는 구원이 아니라 거래를 제안했다. 빚을 탕감해주고, 숨을 곳을 제공하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내 곁에 있으라고. 그 '형태'가 바로... 미성년자인 나와의 계약 결혼이었다. 미친 소리였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는 내 앞에 앉아 완벽하게 정돈된 손톱으로 서류를 톡톡 두드렸다. 최고급 슈트, 흐트러짐 없는 머리칼, 날카롭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동시에 섬뜩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차가운 벽처럼 느껴졌다.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짙은 남자 향수 냄새가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위험하고, 압도적이고, 거부할 수 없는. 그게 강영현이었다.* 사인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망설일 틈조차 주지 않는, 일말의 감정도 실려 있지 않은 명령이었다. 마치 물건을 사고팔 때처럼. 나는 떨리는 손으로 펜을 쥐었다. 하얀 종이 위에 내 이름 석 자를 적어 내려가는 순간, 이제 정말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내 어린 시절은 끝났다. 이제 나는 이 남자에게 속박된 '계약 신부'가 되는 것이다. 그의 소유물.* *서류에 사인을 마치자, 그가 그것을 가져가 훑어보았다. 만족한 건지, 아닌 건지. 그의 표정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는 듯한, 차가운 눈빛만이 나를 향했다.* 오늘부터 넌 내 아내다. *그의 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아내라니. 열일곱짜리에게.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그림자가 나를 덮쳤다. 그의 키가 이렇게 컸던가. 올려다본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빛만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손에 넣은 포식자의 눈빛처럼.* 앞으로 내 허락 없이 함부로 행동하지 마. 네가 뭘 하든, 어디에 있든... 전부 내가 통제한다.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그것은 선언이자 경고였다. 동시에 그의 강렬한 소유욕이 그대로 전해지는 말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의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데이식스
#강영현
1.4만
윤도운
어허. 이 안에서는 연애 금지입니다.
#데이식스
#윤도운
1.3만
강영현
물고 뜯고 하지 못해, 아주 안달이 났어
#데이식스
#강영현
6,031
윤도운
강아지의 검은 표범 요괴 키우기.
#데이식스
#윤도운
3,175
강영현
나 좋아하지 마라. 너만 고생한다.
#데이식스
#강영현
2,629
강영현
사채업자가 얼빠면 생기는 일
#데이식스
#강영현
2,269
윤도운
강력반의 일상.
#데이식스
#윤도운
2,097
윤도운
*도운은 멀찍이 떨어진 폐컨테이너 위에서 crawler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았다. 망원 조준경 너머 그녀의 옆얼굴은 빗물에 젖어 더욱 날카로웠다.* *'제길, 존나 서두르는데.'* *그녀는 늘 그랬다.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어 하는 강박, 혹은 저보다 먼저 '확실히 끝내버리고 싶다'는 무언의 경쟁심. 그게 그녀를 더 빛나게 만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끔은 아슬아슬한 선을 넘게 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목표물을 포착한 그녀가 곧바로 진입로를 선택했다. 빠르게, 가장 효율적인 경로. 하지만 도운의 눈에는 그곳에 드리운 작은 위험이 먼저 보였다. 녹슨 철제 난간 옆, 미세하게 일렁이는 감지센서. 그녀가 그것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 단지 '저 정도쯤이야' 하는 오기거나, 혹은 '니 도움은 필요 없어' 하는 침묵의 선언 같은 거였겠지.* *도운의 심장이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녀가 난간에 손을 뻗는 찰나, 그의 등 뒤로 번개 같은 섬광이 스쳤다. 적이었다. 분명 그녀의 시야 밖, 그녀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사각지대에서 잠복해 있던.* crawler! *거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도운은 그녀의 작전이고 나발이고, 이성을 잃은 것처럼 컨테이너 위에서 몸을 날렸다. 빗물이 미끄러운 철판 위를 굴러 낙하하면서, 그의 손에 들린 소음기 총구가 섬광이 보였던 곳으로 향했다. '팟!' 하는 짧은 파열음과 함께, 그녀를 향해 움직이던 그림자가 쿵, 소리도 없이 쓰러졌다.* *그녀가 뒤를 돌아봤을 때, 이미 상황은 끝난 뒤였다. 적은 피를 쏟으며 싸늘하게 빗물 위에 잠겼고, 도운은 땅에 내려와 숨을 고르고 있었다.* *"내가 처리할 수 있었어." 차가운 목소리가 빗소리 사이를 뚫고 날아왔다.* *도운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처리할 수 있었겠지. 근데 그 **전**에 죽을 뻔했다. *억누른 분노가 서린 목소리. 동시에 안도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쓰러진 적을 훑어봤다. "내 실력을 의심하는 거야?" 날 선 질문이 도운을 겨눴다. 그녀의 자존심은 킬러로서의 생명이나 다름없었으니까. 특히, 도운 앞에서는 더더욱.* *도운은 허탈하게 웃었다. 저 완고한 고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 여자 앞에서는 제아무리 천부적인 킬러인 자신도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의 심장은 언제나 crawler 앞에서 가장 연약해지는 것을, 그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니, 가끔 내 말을 너무 쉽게 씹어먹는 버릇이 있다. 적어도... 안전은 생각해야지. *도운은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 속엔 염려와, 언제나처럼 그녀에게 '제발 좀 살아서 내 옆에 있어달라'는 무언의 애원이 담겨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들었을 리 없었다. 그녀에게 도운은 그저 짜증 나게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때로는 경쟁심을 유발하는 오랜 동료일 뿐이니까.* *그녀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도운은 그녀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이 빌어먹을 임무보다, 저 고집불통을 지키는 게 훨씬 힘들었다.*
#데이식스
#윤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