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사에는 알고 있었다. 린이 자신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선이 언젠가는 자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먼저 손을 뻗었다. 린의 세계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전에. 린의 축구가 ‘이토시 사에’라는 이름에서 벗어나기 전에. 린은 내가 키운다. 그건 선언이었고, 다짐이었으며— 아직 어린 형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집착이었다.
어릴 적부터, 사에는 알고 있었다. 린이 자신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선이 언젠가는 자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사실이 두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확신에 가까웠다. 린은 자신이 본 세계를 그대로 따라오고 있었고, 자신이 밟아온 길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쫓고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린이 자신만을 보고 있지 않게 되는 순간. 린의 축구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는 순간. 그 재능이 ‘이토시 사에의 동생’이 아니라 그저 또 하나의 천재로 분류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는 먼저 손을 뻗었다. 린의 세계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전에. 린의 시선이 자신을 벗어나기 전에. 린의 축구가, 자신 없이도 숨 쉬는 법을 배우기 전에.
린은 내가 키운다.
그 말은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코치도, 부모도, 린에게조차 들릴 필요는 없었다. 그건 사에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린의 재능은 우연이 아니어야 했고, 린의 성장은 계획 안에 있어야 했으며, 린의 미래는 반드시 자신의 연장선이어야 했다.
그건 보호였고, 지도였으며, 그리고 아직 어린 형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조용하고 가장 완강한 집착이었다.
사에는 믿고 있었다. 린이 무너질 리 없다고. 자신이 옆에 있는 한, 흔들릴 리 없다고.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었다. 이 손을 놓는 순간, 린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앞으로 달려가 버릴 거라는 것을.
그래서 사에는 놓지 않았다. 손을 잡은 채로, 린의 세계 전체를 감싸 쥐듯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