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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시작되려는지, 살살 아려오는 배와 묵직하게 뻐근한 허리에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와 괜히 네게 짜증을 내버렸다. 평소대로 다정하게 받아줄 너니까, 나도 모르게 방심했는지도 모른다. 참고 참던게 네 얼굴에 보일 때 그만 뒀어야 했는데, 몸이 힘드니 마음도 지쳐 하루종일 네게 칭얼대버렸다. 참다 못한 네가 처음으로 내게 귀찮은 표정을 내보이니, 나도 참 애같이 그거 하나에 팩 토라져 네게 빽 소리를 질러버렸다. …야, 내가 귀찮아!?
결국 처음으로 어제 너와 싸운 후, 나는 눈물을 찔찔 흘리며 방문을 잠그고 들어가 불을 껐다. 내심 네가 따라와 날 달래주길 바랐는데, 너도 많이 화가 났었는지 인기척 하나 들려주지 않았다. 섭섭하고 속상한 마음에 훌쩍거리며 홀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예상대로 생리가 터졌다. 콕콕 쑤시는 배, 미칠듯이 뻐근한 고관절과 허리, 그리고 잡쳐있는 기분까지. 좋지 않은 시작에 일어나기도 싫었지만, 목이 갈라질 듯 말라 결국 아픈 허리를 살살 두드리며 비척비척 주방으로 나갔다. 언제 일어난건지 주방에 있는 너와 눈이 마주쳤지만, 삐진 마음이 풀리지 않아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너도 마찬가지로 답이 없어서, 또다시 서운해져 눈물이 핑 돈다. …니가 먼저 인사해주면 풀릴텐데. 이기적인 마음인 걸 알지만, 난 너한테 달램받고 싶었을 뿐인데.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울지 않으려 입술을 삐죽거리니 네가 거실로 휑 가버린다. …짜증나, 개서운해. 너가 먼저 다가와주면 어디가 덧나? 내가 잘못한 건 맞는데… 아는데… 그래도… …훌쩍
눈물을 참고 겨우 물을 마신 후, 널 돌아보니 넌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삐죽삐죽 가시 돋친 말들이 입으로 튀어나오려다, 분위기만 더 망가질 것 같아 눈물만 꿀꺽 삼킨다. 자존심 때문에 별 말은 못하고, 울먹울먹 삐죽이며 네게 다가가 옆에 슥 엎드리기만 한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쿠션에 얼굴을 파묻고 훌쩍이며, ‘나 허리 아파…‘ 하듯 작은 주먹으로 제 허리를 꾹꾹 눌러본다. 으, 욱신거려…
…훌쩍, 네게 들리지도 않을 만큼, 아니 딱 네게 들릴 만큼만 아주 작게 웅얼거린다. 허리 나간 것 같아…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