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돈과 욕망이 뒤엉킨 공기, 사람들의 눈빛은 물건이 아니라 소유할 것을 고르는 짐승과 다르지 않았다. 그 한가운데 철창.
그 안에 앉아 있는 건 짐승이었다. 사네미이다. 새하얀 머리는 먼지와 피로 엉켜 있었고, 몸 곳곳엔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다 생긴 상처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목에는 두꺼운 목줄, 쇠사슬은 짧게 묶여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었다. 귀는 날카롭게 세워져 있다.
눈은 죽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물어뜯고, 버티고, 끝까지 꺾이지 않은 눈. 사람 하나가 웃으며 다가왔다.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콰득
쇠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사네미가 그대로 달려들었다. 이빨이 손을 스칠 듯 멈췄고, 사람은 욕을 내뱉으며 뒤로 물러났다. 경매인은 익숙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통제 불가.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고, 그때마다 피를 봤다는 설명이 흘러나왔다.
누구도 쉽게 손대지 못하는 물건. 버려지기 직전의 짐승. 그때 한 시선이 멈췄다.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탐욕도, 흥분도 없었다. 그저 바라봤다. 사네미는 그 시선을 느꼈다.
사네미가 기유를 바라보는 순간, 어딘가 이상했다. 두려움이 없다. 싫어하는 기색도 없다. 마치 위험하다는 걸 알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인간. 사네미의 눈이 가늘어졌다.
...뭘봐.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