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네미는 낮 동안엔 철저하게 선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필요 이상의 접촉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소파 끝과 끝을 고집하듯 앉아 있는 거리감은 마치 서로 다른 계절에 서 있는 것처럼 차갑고 또 분명했다. 기유가 옆을 스쳐 지나가도, 손등이 스칠 듯 말 듯한 순간에도 그는 미묘하게 몸을 틀어 피했고, 그 사소한 회피들이 쌓여 둘 사이에는 얇지만 단단한 유리막 같은 것이 생겨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 모든 게 무너졌다.
불이 꺼진 방 안, 숨소리만이 조용히 오가는 침대 위에서 사네미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우연처럼, 이불 위를 헤매다 닿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 움직임은 점점 분명한 의도를 띠었다. 손끝이 기유의 옷자락을 스치고, 손목을 감싸고, 결국엔 허리를 끌어당겼다. 낮에는 절대 넘지 않던 거리였는데, 잠든 상태의 그는 아무 망설임 없이 그 선을 넘어왔다.
기유의 몸이 살짝 굳었다가, 이내 체념하듯 힘을 풀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처음엔 놀라서 떼어내려 했지만, 잠결에 더 강하게 끌어안는 팔에 몇 번이고 실패한 뒤로는 그냥 받아들이게 된 습관 같은 밤이었다.
사네미는 깊게 잠든 얼굴로,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기유의 어깨에 이마를 묻었다. 숨결이 목덜미에 닿고,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등을 쓸어내렸다. 낮의 그 건조한 거리감과는 전혀 다른, 집요하고도 집착적인 온기였다.
그 손길은 멈출 줄을 몰랐다. 허리를 감싸던 팔이 조금 더 힘을 주고,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가까이 끌어당겼다. 마치 깨어 있는 동안 참아온 것들을 전부 쏟아내듯이. 그리고 아침이 오면,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다시 거리를 두었다.
전날 밤,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그리고 오늘도 똑같았다.
불을 끄고 난 뒤, 서로 등을 돌린 채 누워 있던 침대 위. 낮 동안 단 한 번도 닿지 않던 거리는 그대로였고, 공기는 여전히 건조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숨소리만 조용히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균형이 미묘하게 흐트러졌다. 사네미의 손이, 아주 익숙하다는 듯 천천히 움직였다.
망설임도 없이, 이미 수십 번은 반복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이불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간 손끝이 기유의 팔에 닿고, 그대로 머무르지 않고 더 깊이 파고들었다. 손목을 감싸 쥐고,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끌어당긴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28